여론/해설 > 기 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여론/해설
기 고
<기고> 지역문화정책, 문화자치로 패러다임 바뀌어야
기사입력: 2022/08/17 [14:10]
이종원 문화자치전국포럼 대표 /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 이종원 문화자치전국포럼 대표 /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 이종원 문화자치전국포럼 대표 /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MICE학과 외래교수

국가가 문화예술 정책과 시장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초반이다.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 제정과 1973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재원을 조성해 예술인들의 창작과 발표 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법적 근거를 갖고 정부가 직접 개입해 예술지원을 시작한 역사가 50년, 반세기가 됐다.

 

70년대 초반,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70달러~100달러 정도였다. 이 정도 수준의 경제 여건은 하루 세끼 끼니를 때우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하니 예술가들의 삶은 또 어떠했을까 싶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슨 사치스럽게 법을 제정하고 예술에 대해 지원을 하겠다 했으니 미래의 문화산업을 발전하게 할 선견지명인지, 예술에 대한 가치를 알았는지 참으로 선구적인 인식이었음은 분명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 법을 근거로 1973년 설립돼 2022년 현재까지 50년간 수조 원의 재원을 만들어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창작과 발표활동을 지원해 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한 바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할 것이다. 예술위원회의 지원방식은 예술 장르별 일정한 기준을 제시, 공모하고 이 제시된 기준에 적합 여부를 심사해 지원 대상과 금액을 결정해 지원하는 형식을 유지해 오고 있으며, 전문예술가와 단체를 지원하는 문화의 민주화 정책 또한 유지하고 있다. 
 
1990년 중앙정부에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를 설립해 국가가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국민의 세금인 국고에서 재원을 확보해 문화예술 지원을 해 오고 있다. 문화예술에 직접지원(현재는 산하기관을 통해 지원)뿐만 아니라 국립예술단체,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국악원, 국립도서관, 국립국어원, 문화관광연구원, 예술인복지재단, 예술교육지흥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다양한 예술단체와 문화예술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1995년도에 지방자치가 본격 시행(지자체장 민선 첫해)되면서 광역 시·도 뿐만 아니라 기초단체까지 문화재단을 설립해 지역의 문화예술발전 계획수립,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각종 축제 개최, 생활문화 활성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재단의 예술인(단체) 지원방식도 예술위원회의 지원방식을 벤치마킹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공모에 의해 심사와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중앙정부, 예술위원회, 각 지자체와 지자체 설립 문화재단 등의 지원방식을 정리해 보면 지원기관이 일정한 지원 조건을 제시하는 공모형태의 공통성을 갖는다. 즉 중앙정부 중심의 재원과, 지원기관의 공모 사업계획에 따라 예술창작과 발표계획을 세워 신청하게 하고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와 금액을 결정 받게 된다는 점이다.

 

필자는 50년 지원의 역사에서 공모 형태의 지원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조건에 맞게 창작 및 발표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공모사업 자체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대안은 무엇일까?

 

문화는 생명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변화해 가는데 그 문화의 주체는 바로 지역 주민이다. 따라서 예술가나 문화활동가, 지역 주민이 스스로 어젠다를 찾고 계획을 세우며 실행해 주민과 함께 누리고 공유하며 이어가는 것을 문화자치라고 본다. 이 과정에서 행정이나 재정의 도움이 필요할 때 정부나 자치단체 등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상향식(Bottom-up) 지원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지원 주체가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기보다는 문화활동의 주체가 사업계획을 세우고 요청하면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그 대안일 것이고 지역의 문화정책 또한 문화활동의 주체 중심의 문화자치로 바뀌어야 한다.

 

지난해 경기도와 경기도 화성시 의회는 문화자치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여기서 문화자차의 정의를 “문화권 보장과 문화예술진흥 등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하는 문화주체가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필자 요약)으로 정의하고 있다. 모든 문화활동의 주체가 주민이고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문화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이 조례는 이제 문화자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본다.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근접하고 있는 소위 선진 대한민국에서 행정과 정치가 분권을 이루고 있는 만큼 이제 문화도 일정부분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문화재원이 일정부분 지방정부로 이관돼야 한다. ‘문화자치전국포럼이’ 창립되고 첫 포럼을 개최한다.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문화자치의 시작과 발전에 기여하고, 문화자치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종원 문화자치전국포럼 대표 /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 이종원 문화자치전국포럼 대표 /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