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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주, 270년을 이어온 양동청주의 맛
기사입력: 2010/11/12 [13:22]
서예진 기자 서예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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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치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송국주. 말 그대로 소나무와 국화를 이용해 빚는 술이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솔잎과 국화잎을 이용해 빚는 술이다. 선비의 곧은 절개와 장수를 의미하는 소나무와 국화를 이용해 빚는 송국주는 풍류를 아는 선비들이 즐기던 선비들의 술이었다.
경주 양동마을에서 9대째 송국주를 빚고 있는 이는 이지휴씨다.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 선생의 17대손인 그는 8년 전부터 모친의 뒤를 이어 송국주를 빚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은행원으로 생활하던 그가 고향으로 돌아와 송국주를 빚게 된 건 80이 넘은 노모의 손맛을 이대로 잊히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머니의 어머니,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입맛으로 전해오고 손끝으로 이어온 전통의 맛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도 한몫 톡톡히 했다.
집에서 소량으로 담아 먹던 송국주의 역사는 송주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이름처럼 솔잎만을 이용해 술을 빚었다는 얘기다. 송주에 국화잎을 더해 송국주를 선보인 건 이지휴씨의 7대조 할아버지 때부터. 그 이유에 대해 이씨는 국화는 간에 좋고, 국화잎은 두통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선조들도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었겠느냐고 되묻는다. 술은 먹되 건강도 함께 챙기라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술이라는 것이다.
그럼 송국주가 270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맛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맛을 들 수 있다. 술맛은 물맛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맛을 논함에 있어 물맛은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 송국주 역시 그 맛의 비밀은 물에서 찾는 게 순서다. 송국주는 물 맛 좋기로 소문난 양동마을의 지하수를 이용해 술을 빚는다. 하지만 지하수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술물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화잎, 감초, 조청이 들어가는 술물은 가마솥에서 2시간 정도 푹 끓여낸 뒤 상온에서 20시간 이상 천천히 식혀 사용하는데, 술물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국화잎의 좋은 성분이 충분히 우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국화잎으로 끓여낸 찻물을 술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끓이는데 2시간 식히는데 20시간. 전통주는 정성이라고들 하지만 송국주의 경우에는 술물을 만드는 데에만 꼬박 하루가 필요하니 시작부터 그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술물에 들어가는 국화잎은 국화가 꽃망울을 맺는 봄에 채취한 것을 그늘에서 잘 말려 두었다가 사용한다.
술물이 완성되면 고두밥을 짓는다. 가마솥에 적당량의 물을 채우고 그 위에 채반과 보자기를 얹은 후 수증기로 쌀을 찐다. 고두밥에 사용되는 찹쌀은 12시간 이상 물에 불려 놓은 것을 사용하고, 쌀 위에 솔잎을 고르게 펴서 듬뿍 올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밥을 찌는 동안 솔 향이 쌀에 자연스레 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솔 향 가득 머금은 고두밥은 평상에서 열을 식힌 후 누룩과 잘 버무린다. 이때 솔잎도 고두밥, 누룩과 함께 버무린다. 누룩과 버무려진 고두밥을 술물에 담으면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하지만 고두밥과 누룩을 한 번에 달랑 들어 술물로 옮겨 담는 건 아니다. 발효가 잘 될 수 있도록 누룩과 섞은 고두밥에 술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하듯 정성껏 비벼주는 과정을 잊어선 안 된다. 술물, 고두밥, 누룩이 그렇게 골고루 잘 섞인 뒤에야 비로소 옹기로 옮겨 담게 되는데, 이때 술물에 들어있는 국화잎과 감초도 걷어내지 않고 함께 넣는다.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송국주가 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대략 일주일정도의 발효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것이 구기자다. 화룡점정처럼 술물로 가득 채운 옹기에 잘 말린 구기자를 넣는 이유는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송국주는 탁주, 청주, 소주 중 청주에 속한다. 그래서 도수도 맑기도 탁주와 소주의 중간쯤 된다. 18℃ 온도에서 일주일간 발효시킨 송곡주는 알코올 도수 15도 내외의 옅은 갈색의 청주로 세상과 만난다. 용수와 채로 꼼꼼히 걸러낸 송국주는 도수에 비해 목 넘김이 부드럽다.
송국주 제조과정에서 흥미로운 건, 술의 맛을 좌우하는 물과 쌀 그리고 국화잎과 솔잎 등 주요재료들이 각각 따로, 또는 같이 어우러져 가는 과정이다. 국화잎을 달여 술물을 만들고, 솔잎을 얹어 고두밥을 쪄내지만 결국 이들이 한데서 잘 어우러질 때 송곡주라는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가족이 되고 더 나가 마을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치다.
송국주의 고향 양동마을은 600여년 동안 씨족마을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채 자자손손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이곳은 마을자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지난 2010년 7월31일에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월성(경주) 손씨와 여강(여주)이씨의 집성촌인 양동마을은 600년을 지켜온 세월만큼 많은 고택과 국가지정 문화재를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무첨당(보물 제411호), 향단(보물 제412호), 관가정(보물 제442호), 서백당(중요민속자료 제23호) 등은 양동마을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이들 모두는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것들이다. 이외에도 양동마을에는 마을에서 가장 큰 정자인 심수정과 경산서원 등 150여 채에 이르는 조선시대 가옥이 남아있다.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위치한 옥산서원(사적 제154호)은 회재 이언적 선생을 모신 서원이다. 도산서원, 병산서원, 소수서원, 도동서원과 함께 5대 서원으로 꼽히는 옥산서원은 선조 5년(1572) 사당을 세운 뒤, 선조 7년(1574) 서원으로 승격되면서 선조로부터 옥산서원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되었다. 조선후기까지 영남사림의 중추역할을 한 옥산서원의 구인당에 걸린 편액은 추사 김정희가 쓴 글이다.
옥산서원에서 700여 m 떨어진 곳에 회재 이언적 선생이 살았던 집의 사랑채인 독락당(보물 제413)이 위치해 있다. 이언적 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온 뒤 거쳐했던 이곳은 조선 중종11년(1516)에 지은 건물로, 독락당에서 특히 시선을 끄는 건 독락당의 별채인 계정이다. 계정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의 어우러짐에서 찾을 수 있는데, 우리네 옛 건물의 특징이 ‘어떻게 지었느냐’보다는 ‘얼마나 주변과 잘 어울리느냐’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정은 그 극치를 보여주는 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곡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계정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멋스럽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주시문화관광과 : http://guide.gyeongju.go.kr
- 양동마을 : http://yangdong.invil.org
○ 문의전화
- 경주시문화관광과 : 054-779-6394
- 경주시문화재과 : 054-779-6061
- 양동마을 : 054-779-6105
- 우향다옥(이지휴) : 054-762-8096
○ 대중교통
경주역-양동마을 : 마을입구에서 마을까지 1.2km도보
(경주역에서 200,201,208,212,217번 시내버스 이용, 7분 간격, 40분소요, 문의 054-742-2690 )
○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금호분기점 → 경부고속도로 도동분기점 → 대구 → 포항간 고속도로 대련IC → 28번국도 강동방면 → 양동리
○ 숙소
우향다옥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2-8096
남산댁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2-4418
심수정 별채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2-4436
향단 부속채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10-7676-3414
매산고택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3-5263
○ 맛집
우향다옥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한정식 054-762-8096
거림골 먹거리체험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2-4201
초원식당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2-4436
오동나무집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054-762-4202
○ 주변 볼거리
정혜사지13층석탑, 흥덕왕릉, 구강서원, 동강서원, 근계리입불상, 금곡사지 원광법사 부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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