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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순유출 매년 증가…지방소멸·대학 존폐 경고등 켜졌다
기사입력: 2021/04/01 [18:24]
김회경 기자/뉴스1 김회경 기자/뉴스1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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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 감소·떠나는 졸업생…수도권으로 유출 심각
도내 청년 순유출 2015년 이전 1600여명→2018년 1만명 넘어서


 경남의 청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수도권 블랙홀이 ‘지방대’까지 빨아들이면서 도내 4년제 대학들이 신입생 미달로 존폐 기로에 섰다. 추가 모집이란 응급처치로는 역부족이다. 경남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일자리를 찾아 또 지역을 떠난다. 청년 순유출 규모는 나날이 커져만 간다. 지방소멸을 알리는 경고등이 대학에서 먼저 켜졌다.


 경남에서 2013~2015년만 해도 청년 유출인구는 매해 1600명 수준이었으나 2016년부터 5357명으로 급증했다. 2018년에는 도내 청년 순유출 인구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경남 소재 4년제 사립대 관광학과 출신 A씨(23)는 일자리를 찾아 23년 동안 살아온 지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졸업 준비생이던 지난해부터 원서만 20군데 넣었다. 취업난에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 연고가 있는 지역에 살고 싶지만,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다. A씨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경남은 관광 관련 일자리가 많이 없는 편이다”며 “당장 우리 과 선배들만 하더라도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B씨(30)는 서울 살이 4년 차다. 경남에서 나고 자라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B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다른 대학 동기들에 비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아직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공무원 시험으로 빠진 동기들도 많다. 그러나 ‘지방대’ 꼬리표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다. B씨는 “요즘에는 학연이나 지연이 많이 옅어졌다고 하지만 사회생활은 어쩔 수 없다”며 “지방대에 대한 편견도 지울 수 있고, 연고도 만들 수 있어서 대학원 진학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 비대면 수업과 신입생 등록율이 떨어져 입주를 하지 않는 학생이 늘어나 원룸촌에서 입주자를 찾는 전단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뉴스1 제공)

 

■청년이 떠나는 이유…‘노동조건 열악’ 때문

 

빠져나가는 청년들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7일 경남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청년 순유출 인구수는 2013~2015년만 해도 매해 1600명 수준이었으나 2016년부터 5357명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원종하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는 졸업생 진로 상담을 하면서 청년 유출 문제가 와닿는다고 말했다. 상담하러 오는 졸업생들만 봐도 경남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원 교수는 “복지 혜택이나 봉급에서 차이가 커서 원하는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연주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청년들이 수도권 지역으로 떠나는 주된 이유는 ‘일자리’라고 꼽았다. 장 연구위원은 도내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경남 지역 대졸자는 계속 머물고 싶어 했으나 경제적·비경제적 노동 여건 때문에 떠나야 했다”며 “자신의 전공,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년 인구 유출 막을 방안 찾아야

 

청년 인구 유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경남도의회 청년정책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장종하 경남도의원은 청년 정책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서울이나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정책으로는 청년 인구 유출을 막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경남도 도정 홍보 예산이 전국 17번째 지방자치단체 중 16위를 차지한다면서 청년 정책 관련 홍보가 미흡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장 의원은 “청년 정책에 관한 홍보나 마케팅을 보다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목했다. 양 교수는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는 제조업에 물려있다”며 “기업들이 여성 인력을 뽑을 수 있도록 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교통망 강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도시 간 교류를 활성화 시켜 장점을 교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문화적 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도시에 살고 싶어 하는데, 울산이나 경남에는 일자리는 많으나 문화적 여건이 부족하다”며 “상대적으로 문화적 여건이 잘 조성된 부산과의 교통망이 확충돼야 한다”고 전했다.

 

▲ 지난 2월 구조조정 TFT 구성 소식을 들은 김해 인제대 교수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인제대 교수평의회 제공/뉴스1)

 

■도내 4년제 사립대학 최종 등록률…‘처참한’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입생까지 줄었다. 대다수 도내 4년제 대학은 신입생 미달로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경남 도내 4년제 대학 9곳의 추가 모집 인원은 2108명에 이른다. 추가모집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김해 인제대는 최종 등록률도 예상밖으로 낮게 마감됐다. 전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인제대 관계자는 “인구절벽이 워낙 심각한데다 수도권 대학 선호와 맞물리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진주 한국국제대도 등록률 자체를 공개하기 꺼려했다. 한국국제대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최종 등록률이 너무 저조해서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가야대와 경남대도 대학 평가가 있는 3월 말에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창신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올해 등록률이 작년보다 1.5% 감소했다고 했다. 창신대의 작년 최종 등록률은 100%였다. 창원시 지역 규모가 크다보니 지리적 이점을 어느 정도 봤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학교 신입생 등록율을 마친 지금, 인구 절벽을 실감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경남 도내만 해도 학생 수가 13만 명이나 줄었다. 대학도 이에 발 맞춰 모집 인원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도내 4년제 사립대학은 이런 상황이다보니 학과 통폐합은 물론이고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들린다.

 

한 사립대학 D교수는 “다들 대놓고 구조조정, 학과 통폐합을 얘기하진 못하고 있지만 이미 학내에서는 다들 진행 중이라고 봐야 한다”며 “그만큼 저조한 등록률이 지역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고 전했다. 지방사립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변화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 대학 사회의 재구조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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