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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하수처리시설···백년대계를 묻다
기사입력: 2020/09/13 [15:31]
김회경 기자 김회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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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 환경기초시설 (외곽이전 현대화)   



현재의 자리에 현대화…처리시설 가동중지 불가능
시설비 5000억 이상 소요…예산 조달 불가능
외곽 이전 현대화…BTO(민간투자)방식이 대세
차집관거 확장 가능…강 하류 따라 연장 유리

 

시 외곽지역이었던 진주하수처리시설 부지가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도심으로 변하게 된다. 어찌 보면 진주에서 가장 늦게 만들어진 신도심의 중심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신도심의 규모는 40만 평을 넘어선다. 혁신도시 절반 크기의 도심이 형성되는 셈이다. 인구 2만에서 3만 규모로 추산된다. 이런 변화는 운명적인 시대의 흐름이다. 도시의 확장에 따라 불가피하게 연출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수처리시설은 확장되는 도시규모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시설이 될 수 없는 게 안타까운 사정이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또 다른 곳을 찾아 쫓겨나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된다, 진주시가 어떤 형태든 결단 내려야 할 과제가 발생한 것이다. 2035년까지 마련했다는 하수처리 장기계획으로는 더 버틸 수 없는 ‘가깝고도 먼 당신’이다. 이런 문제에 먼저 봉착한 도시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사례를 소개하고 진주시에 적합한 방안은 무엇인지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그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다른 도시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진주 보다 먼저 산업화와 도시화가 시작된 수도권지역 도시들은 하수처리시설을 80년대부터 비교적 일찍 설치하기 시작했다. 최소한 진주 보다 10~20년 먼저 설치했다. 시설이 먼저 노후화되기 시작하면서 도심팽창에 따른 혐오시설의 처리문제에 일찍 봉착했다.


특히 이런 현상을 먼저 맞은 수도권 신생도시들은 갑자기 하수처리시설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에 부딪혔다. 그만큼 문제해결도 빨라야 했다. 대부분이 기존 하수처리시설이 있던 부지에 하수처리시설을 지하에 설치해 지하화 하거나 첨단 방식을 갖춘 현대화로 대응했다. 시설을 지하화한 도시들은 지상에 공원을 만들고 체육 및 문화시설 등을 유치해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와 멀어질 수밖에 없던 혐오시설을 도시민들의 품안으로 끌어들였으며, 오히려 도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서 공존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다른 도시들은 시 외곽으로 하수처리시설을 옮겨서 첨단설비를 갖춘 현대화시설로 대응했다. 님비 현상 때문에 대체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쉬운 과제는 아니었지만 악취와 조망 등에 있어서 전혀 혐오감을 느끼지 않도록 첨단시설을 갖춤으로써 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새로 들어선 하수처리시설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새로운 공원이나 체육공간을 제공하는 반전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진주시는 아직 10여 년의 긴 시간적 여유가 있다. 초전동 하수처리시설은 아직 민원 유발도 많지 않고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 일뿐 엄청난 민원을 일으킬 것은 불을 보듯 빤한 미래이다. 어떤 방식이던 대안마련에 나서야 하지만 그렇게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합리적으로 대응한 도시들의 사례를 충분히 견학하고 토론과 소통을 통해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늦어도 오는 2028년이면 초전 신도심은 완료된다.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사업추진방안 결정(민간투자 또는 재정부담), 설계 및 시공 등의 절차 진행에 긴 시간이 소요됨을 감안하면 진주시라고 그렇게 많은 시간적 여유 없어 보인다.

 

▲ 초전지구 개발 계획도   


■시설 현대화 또는 지하화 방식 도입 사례

 

하수처리시설을 현대화한다는 것은 종전에 처리 용량이 부족했던 시설을 확충하면서 첨단 현대화 시설을 갖춘 사례도 있다. 또는 처리용량은 늘리지 않았지만 악취와 경관상의 민원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고자 첨단시설로 교체 신설한 사례도 있다. 공통점은 모두 기존시설을 완전 지하화했다.

 

▶경기도 용인 수지 하수처리장은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 대표적인 사례다. 용인 수지 죽전 하수처리장은 부지 12만 여㎡의 부지에 4000여억 원을 투입해 하루 처리용량 11만 t 규모로 지하화로 현대화 했다. 공사기간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정도 걸렸다. 시설 지상에는 타워전망대와 아트홀, 산책로 등 주민친화시설이 들어섰다. 또한 수영장과 스쿠버다이빙풀, 축구장, 족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암벽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들이 갖춰졌다. 주민편익시설을 갖추는데 1100억 원 정도 들어갔다. 지금은 ‘수지레스피아’란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 시설을 처음 접하는 용인 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은 지하에 혐오시설의 대명사인 하수처리시설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 너무나 친숙한 공원이나 편의시설로만 느낀다. 이 사업을 위해 용인시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을 택했다. 하수처리 공법은 5-Stage BNR 방식이다. 종전 3단계 방식에서 5단계 처리공정 방식이다.

 

▶안양 박달하수처리장도 기존 부지에 첨단 지하화한 사례다. 안양 박달처리장은 18만 ㎡의 부지에 3200여억 원을 들여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시공했다. 기존시설을 걷어내고 첨단 지하화ㅍ시설로 재건설했다. 이곳에는 환경공단이 재정사업으로 전액 투자했다. 하루 하수처리용량 25만 t에 분뇨처리 400t 그리고 찌꺼기처리 120t의 처리능력을 갖췄다. 골칫거리인 음식물 폐기물 처리까지 가능하게 설계됐다. 처리방식은 연속식 SBR 방식을 택했다.


시설을 지하화한 후 지상에는 축구장과 테니스장, 풋살장, 족구 농구장, 인공암벽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섰다. 사업추진 당시 ‘안양새물공원조성사업’이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새물공원 이라는 단어가 혐오시설이라는 당초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경기도 용인수지 하수처리장 (지하 현대화)    

 

■시 외곽으로 장소를 옮겨 신축하는 방식 적용 사례

 

새로 지으면서 완전 지하화와 첨단시설을 갖춘 사례도 많다. 경기도 하남과 김포, 충청남도 아산, 인천 학익 등이 지하화 시설로 첨단화한 사례다.

 

▶하남 환경기초시설은 8만여 ㎡의 비교적 넓지 않은 부지에 하루 3만2000t의 하수와 분뇨 100t, 슬러지 건조 60t 그리고 음식물 자원화 80t 등 종합처리시설을 갖췄다. 이 사업에는 3000여억 원이 투입됐다. LH가 전액 재정사업으로 진행했다. 2011년부터 시작해서 2015년까지 4년 정도의 기간이 걸렸다.


지상에는 생태연못과 시청각실, 물놀이 시설, 야외무대, 전망대 등 다양한 주민친화시설이 들어섰다. 또한 족구장과 농구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다목적체육관 등 시민체육시설도 함께 들어섰다. 이 사업은 착수 당시 ‘하남 유니온파크타워’란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충남 아산하수처리장도 지하에 첨단 시설을 갖춘 사례다. 8만 여 ㎡의 부지에 하루 하수처리용량 4만5000t에 재이용 2만8000t의 처리능력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A2O+MBR 처리 방식을 택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정도의 비교적 단기간에 건설됐다. 이 사업에는 1200여억 원의 사업비가 민간투자(BTO)방식으로 투입됐다. 지상에는 주민친화시설인 2층 규모의 도서관과 축구장, 게이트볼장,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이 갖춰졌다. 건설 당시 ‘아산물환경센터’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 경기도 안양 박달 하수처리장 (지하 현대화)    


■진주시에 적합한 하수처리 백년대계를 마련해야

 

진주시의 경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존 부지에 지하화를 포함한 현대화시설로 바꿀 것인지, 외곽으로 이전할 것인지 2가지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주민들과 충분한 교감만 갖는다면 2가지 방안 모두 가능한 방식일수 있다.

 

▶첫째, 기존 부지에 지하화 방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시설을 가동하면서 인근 여유부지에 첨단 시설을 신축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하루 20만 t 이상의 처리능력을 갖춘 첨단시설을 신축할 수 있을 만한 여유부지가 없다. 인근 사유지를 매입해서 첨단시설로 갖춘 뒤 옮기고, 기존 부지를 매각하거나 교환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인근에 초전 신도시개발사업이 이미 추진되고 있으며, 토지매입 작업이 먼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단위계획 절차상으로도 선택하기 쉽지 않은 방식이다.

 

▶둘째, 외곽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진주시는 차집관로가 남강 한 가운데에 매설돼 있다. 강을 따라 차집관로를 확장해서 연장하는 것이 어려운 선택이 아니다. 국토부와 협의만 이뤄지면 강을 따라 하류 쪽으로 얼마든지 차집관거를 연장 할수 있다. 물론 관로확장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사례를 잘 활용해서 집현면과 대곡면, 금산면 일대 주민들을 잘 설득하면 외곽이전이 충분히 가능하다. 무엇보다 기존 시설을 가동하면서 새로운 첨단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재원은 민간투자(BTO)를 유치하면 가능한 방법이다. 요즘 주요 SOC사업에 대기업들이 BTO 참여를 늘려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존 하수처리시설을 옮겨간 현존 부지를 초전 신도시개발계획과 연계해 추가개발하거나 다양한 시민편익시설 등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초전 신도심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이점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 처리장 부지가 개발될 신도심 초전과 맞대어 있는 지역이어서 매각대금으로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환경공단이 관리하는 상평폐수처리장도 함께 이전해서 초전과 도동 일대의 신도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주하수처리시설과 상평공단하수처리를 모아서 집단화하는 방안도 가능하도록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 물론 각 시설을 따로 설치해야 하겠지만 한 단지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는 이점이 있게 된다.


결론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충분한 여론수렴과 전문가의 조언, 다양한 자료수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반드시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하루 빨리 진주시의 하수처리 백년대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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