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해설 > 기자수첩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여론/해설
기자수첩
<기자수첩> 후반기 광역·기초의회 의장단 선거를 바라보며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에 맞는 근본적 대수술 필요”
기사입력: 2020/07/14 [12:34]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 구정욱 기자

경남도의회와 도내 18개 시·군의회의 의장단 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경남을 관할하는 도내 일간지에서 정치 분야를 맡고 있는 담당 기자로서 느낀 점은 한 마디로 지방의회의 구성에 있어서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굳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본지를 비롯해 지역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한 의장단 선거에서의 볼썽사나운 자리다툼의 모습은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이건 아니면 진보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건 예외 없이 나타났으며,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역겹기까지 했다.


주지하다시피, 정당은 기본적으로 정권획득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결사체로서 헌법에 의해 보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당제 민주주의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우리나라도 '대체로' 영남에 기반을 둔 보수정당과 호남에 기반을 둔 진보정당으로 양분되고 있으며, '누가' 지역색을 타파하고 중원과 수도권 민심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의 희비가 엇갈려 왔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앙정치의 이와 같은 모습은 적어도 '지역의 문제를 지역주민이 스스로 결정짓고 판단하기 위한 지방자치제도'에 있어서 과연 필요하고도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든다. 지방자치의 양대 축인 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의 인적 구성에 있어서 그들이 공천이라는 정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음에 따라 중앙의 당파적 놀음에 덩달아 북치고 장구치는 모습이 쉽사리 목격돼 '지역을 위한 정치'가 상당수 실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분명히 말하고 싶은 점은 지방자치제도라는 것은 결코 중앙의 정당정치의 하수인이 되거나 또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선택사항이 전혀 아니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통치제도의 한 틀로서 그 시대적 사명을 충실히 완수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할 사회구성원 전체의 컨센서스(consensus)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당제 민주주의의 책임정치를 운운하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으면서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며 인물의 됨됨이와 역량보다는 정당의 색깔만 보고 믿고(?) 찍어주는 시민들의 의식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함은 물론, 광역의회가 아닌 적어도 기초의회인 시·군의회에서만큼은 정당이라는 울타리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인이 지역사회의 대변인으로서 행세하는 정치문화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여겨진다.


지역의 당면과제를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지자체에 있어서 보수당이냐 진보당이냐 아니면 시민단체냐 하는 것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결코 아니 될 것이며, 실질적으로 지역주민과 그 후손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현안이 정파적 이해관계 없이 매듭지어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의회에 있어서 정당을 표방할 수 있도록 한 현행제도의 근본적 문제점이 의장단 선거에서의 자리다툼을 전혀 막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확대 재생산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리사욕까지 더해져 같은당 내에서도 민망한 모습을 연출하기보다 유능한 지역의 인재들이 능력에 따른 객관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공직선거에 있어서 선출방식의 개선과 함께 정당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지역정치가 그 본질적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정치권의 진지한 각성과 부단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판단된다.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