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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앞에 선택적 분노…침묵하는 민주당 여성의원들
과거 ‘미투 사태’ 및 오거돈 사건 등에선 성폭력 근절 의지
기사입력: 2020/07/14 [15:30]
윤구 기자/뉴스1 윤구 기자/뉴스1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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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민주당이 뼈를 깎는 심경으로 노력하겠다” 

 

불과 3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약속이다. 지난 4월 29일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당내 젠더폭력근절대책 TF 첫 회의에서 단장으로서 “뼈를 깎는 심경으로 당내 성폭력 문제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로부터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인 선택, 그리고 그에 이르게 된 배경에 그의 비서 성추행 의혹이 있음이 드러났다. 

 

당 차원에서 고인이 연루된 성추행 사건의 진상규명 요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특히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침묵’이 길어지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4년여 간의 지속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를 지내고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21대에서 재선에 성공한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이 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자회견을) 못봤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당 지도부의 일원이자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남인순 최고위원,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 진선미 의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천착해 온 윤미향 의원 등도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에 대한 질문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취재진의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여성 의원은 ‘2차 가해’로 비칠 정도로 박 시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시민사회운동에 종사한 한 여성 의원은 이날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이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사안인데 뭘 더 하라는 것이냐. 지금 할 수 있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박원순 시장이) 걸을 수밖에 없는 ‘순결주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장을 10년 하면서 집도 한 채 없고 빚만 있다. 권력과 권한에 대해 조금도 (욕심)없이 순결주의였다”고 이번 성추행 사건의 본질을 피해갔다. 

 

고인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당 차원의 미온적인 대응은 그것대로 비판받을 일이지만, 특히 평생 여성과 인권을 위해 싸웠고 이를 바탕으로 원내에 입성한 여성의원들이 입을 닫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과거 2018년 3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과 지난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에 대한 대응과도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2018년 3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폭로가 나오자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선거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의혹 폭로가 나온 지 단 2시간만에 안 전 지사를 출당·제명조치할 정도로 신속히 대응했다. 오거돈 전 시장 사건때도 바로 ‘손절’하며 역풍을 차단했다. 

 

국내 첫 미투 사례 당시엔 국회에 ‘흰 장미’가 등장하며, 적극적인 연대 움직임이 일었다. 지난 2018년 1월 30일 민주당 여성의원 일동은 기자회견도 열고 “고백과 증언 그리고 폭로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행동과 움직임에 연대할 것이다. 아직도 서지현 검사와 같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미투’ 운동이 확산되어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하며 특별수사팀 설치를 촉구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정춘숙·진선미·남인순·이재정·송옥주·유은혜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로부터 “여성 팔아먹고 사는 여성들”이라는 비판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지난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당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연대의 언급을 거론하며 “이러더니 지금의 입장은 ‘우리까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으며, 고백과 증언 그리고 폭로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행동과 움직임이 많이 우려된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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