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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조선시대 '비거'(飛車)부터 T-50까지 한자리
7월 5일 문 여는 국립항공박물관…항공산업 역사 '한눈에'
기사입력: 2020/06/29 [18:35]
윤구 기자/뉴스1 윤구 기자/뉴스1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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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항공박물관 조감도   



첫 국산 4인승 민간항공기 'KC-100'
최초 조선인 비행사가 몰았던 '금강호'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오는 7월 5일 문을 연다. 김포공항의 빈 땅을 개발해 들어서는 국립항공박물관 얘기다.
이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운 최초의 비행학교 창설일이다. 개관 준비에 한창인 국립항공박물관을 지난 18일 찾았다. 제주도에 항공박물관이 있지만 국립항공박물관은 이곳이 처음이다.

 

◇항공독립가 재조명한 박물관…항공사를 통해 역사적 의미 되살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해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일본에 맞서 싸웠다. 그런데 독립운동가 중에서 항공독립운동가는 좀 생소하다.


그러나 7월 5일 개관하게 될 국립 항공박물관에는 항공독립운동가들의 소중한 독립운동사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 국립항공박물관은 한국의 항공역사와 산업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시설로, 서울 김포공항 화물청사 인근 2만1천 ㎡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박물관 개관일(7월 5일) 자체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항공비행사 양성소 개교일이다.


건물 입구에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에어살균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사람이 몰릴 것에 대비해 친절히 2m 간격으로 바닥에 표시까지 해 놨다.

비행학교 창설일에 맞춰 개관하려는 박물관 측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입구에서 기자단을 환하게 맞이한 최정호 항공박물관 관장은 "항공산업의 전통성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며 개관일을 5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통 계승'이라는 화두는 박물관 곳곳에서 묻어났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비행사는 물론 일본강점기에 국내 진공 작전 '독수리작전'을 짠 항공독립가들의 동상이 박물관 앞 잔디밭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항공박물관은 '가장 높은 꿈을 가장 가깝게 만나는 곳'이다. 지난 2017년 착공해 2년간 공사 끝에 2019년 준공했다. 지난 3월 전시공사까지 마무리했다. 지하철 5호선에서 5분 정도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박물관 입구 초입엔 EBS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박물관 캐릭터 '나래'가 반갑게 맞이한다.


이어 비행기 엔진을 본떠 만들었다는 '해안건축'의 박물관 설계는 보기 드문 자연채광 중앙원형홀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와 건축학도 등 다양한 계층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항공박물관 전경, 거대한 비행기 엔진을 가로로 눕힌 은색 모양 건물   


◇엔진모양 착안한 박물관 전경…역사적 유물 담아


박물관은 조선시대 '비거'(飛車,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문헌상의 수레)부터 근대의 항공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역사적 유물을 전시한 항공역사관(1층)과 현재 항공산업를 소개하고 항공기(블랙이글)를 비롯한 드론, 행글라이더 등 항공레포츠를 가장현실을 활용해 체험할 수 있는 항공산업관(2층)으로 나뉜다.


3층엔 입국절차부터 탑승, 탈출체험까지 가능한 체험관이 어른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각각 나눠져 있다. 4층엔 김포공항의 이·착륙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2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전체를 둘러보기 버거울 정도로 곳곳마다 희귀한 아이템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론 역사와 전쟁사를 항공전시물을 통해 엿볼 수 있는 1층의 전시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실제 블랙이글은 물론 옛 전투기와 항공기를 기증받거나 복원하고 이를 높은 층고를 활용해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듯 전시한 것도 만족스럽다.


오는 7월 5일 개관을 앞둔 국립항공박물관은 전시 위주의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국립항공박물관은 콘텐츠의 40%가 체험시설이다.


박물관 1층에는 항공역사 속 대표 비행기와 각종 사료를 전시한 항공 갤러리를 두고, 2층에는 항공산업 전시실과 체험관을 마련했다. 3층은 기획전시실과 항공도서관, 어린이 창의체험관이 들어섰고 4층은 야외 전망대와 카페로 조성됐다. 체험 시설엔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 VR 기기를 쓴 채 공군의 곡예 비행팀인 '블랙이글' 조종사가 돼 탑승 체험을 하는 모습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 등 항공레포츠를 VR로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기기만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레포츠 종류에 따라 시설이 각각 별도로 마련됐다. 패러글라이딩은 앉아서 왼쪽, 오른쪽 줄을 당기며 실제 비행을 하듯이 만들었고 행글라이딩은 엎드려 쇠봉을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내부 전시물 설치과정을 모두 촬영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며 "과거 비행기록에 대한 동아일보의 기사부터, 항공독립가들의 훈장, 옛복식부터 모두 전시공간에 재현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최정호 관장은 "일부 직원은 국립박물관의 멀쩡한 학예사직을 관두고 오로지 비행기와 항공이 좋아 여기 박물관에 지원한 이도 있다"며 이곳 근무자의 대부분이 '항공덕후'(취미에 강한 관심을 가지고 몰입하는 사람)라고 귀띔했다.

 

▲ 국립항공박물관 내부 전경   


◇“항공 마이스산업 전초기지 만들겠다”


실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초 항공기설계 도안부터 전시공간을 빼곡히 채운 고대 문헌, 하다못해 조종사의 비상탈출 상비도구 한 점까지 상세한 설명이 빼곡히 들어간 점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2층의 산업관에선 항공의 현재와 미래산업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됐다.


가상현실 화면을 통해 '블랙이글'을 실제 탑승한 것처럼 울렁거리는(?) 경험과 행글라이더를 직접 타는 느낌을 체험도 가능하다. 직접 공항관제사의 역할을 맡아 항공기 1대를 멋지게 착륙시키기도 했다.


지자체의 전시행정용 박물관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진또배기(솟대)같이 우뚝 솟은 '진짜' 박물관을 만난 느낌이다. 학생들의 현장 학습은 물론 유아를 포함한 가족 단위 관람객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한걸음, 한걸음에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동선이 꼼꼼하게 짜여있다.


이밖에 박물관은 실내 전시가 힘든 폐기 전 대형보잉기를 인수해 박물관을 건너올 수 있는 육교형 아치로 구성하고 내부엔 체험과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한다는 구상도 세우고 있다.


이미 몇가지 항공회의를 유치하고 있다는 최정호 관장의 꿈도 크다.
그는 "장기적으론 항공박물관을 항공관련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를 아우르는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로 꾸리고 싶다"며 "치열한 세계항공산업 속에서 항공박물관이 국가 기반산업인 항공산업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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