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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명품 항공엔진 英 롤스로이스에 가다
기사입력: 2019/11/12 [17:59]
권희재 기자 권희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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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롤스로이스 더비 사업장에서 제작 중인 트렌트(Trent) 1000엔진. 이 엔진은 미국 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에 장착된다. (롤스로이스 제공/뉴스1)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파트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근 1조2천억 원 규모 부품 공급 계약


지난 5일 런던 히스로 국제공항에서 3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롤스로이스'(Rolls-Royce)사의 엔진 생산 공장.
영국 중부 더비셔주(州)의 더비시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민간 항공기용 엔진 제작 현장에서는 최첨단 항공엔진 조립이 한창이다.
롤스로이스는 국내에서는 럭셔리 승용차 브랜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해외에서는 미국의 GE(제너럴일렉트릭), P&W(프랫 인 휘트니) 등과 함께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로 더 유명하다.

 

◇산업혁명 일으킨 공업력 자부심, 보잉·에어버스 납품 최신 항공엔진 제작


1884년 설립된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100여 년이 넘는 제조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와는 30년 전부터 별도 사업으로 분리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영국 특유의 날씨 속에 도착한 더비 공장.


롤스로이스가 생산했던 디젤 엔진부터 최신 제트 엔진까지 모형이 놓인 전시관 2층의 반투명 유리가 순식간에 투명 유리로 변하자 축구장 하나는 족히 들어갈 만한 제작 현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영국 롤스로이스 더비 사업장에서 엔지니어들이 트렌드 XWB엔진 제작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제공/뉴스1)  


더비 사업장에서는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들에 납품하기 위한 엔진 제작 공정이 24시간 쉴 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얀색인 공장 내부에는 작업복을 차려 입은 엔지니어들이 둥근 원통 모양의 터빈 몸체에 삼삼오오 모여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제작 중인 터빈을 다음 공정으로 옮기기 위한 가로 세로의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기중기 외에는 눈에 띄는 자동화 설비를 찾아볼 수 없다.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만큼 롤스로이스의 엔진 제작 공정은 100% 엔지니어의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매 공정마다 파란색의 보드에 조립에 필요한 부품이 매달려 있는데, 작업자가 부품을 하나하나 떼어 내 조립하는 방식이다. 보드에 매달려 있던 부품이 하나둘씩 제품에 더해지는 과정을 진행, 보드에 남은 부품이 하나도 없게 되면 해당 공정도 마무리 됐다는 걸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항공기 엔진제작은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의 오랜 공업 능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매우 섬세한 항공기 엔진 제작을 위해서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의 섬세한 수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나의 공장에서 동시에 3개의 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데 엔진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15일가량이 소요된다. 여기서 1차적으로 완성된 엔진은 독일, 싱가포르 사업장 등으로 이송돼 마무리 공정을 거쳐 최종 출하된다.

 

▲ 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롤스로이스 더비 사업장에서 워릭 매튜 롤스로이스 인스톨레이션 사업 총괄부사장이 롤이로이스 항공엔진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제공/뉴스1)  


워릭 매튜(Warrick Matthews) 롤스로이스 인스톨레이션(Installation) 사업 총괄부사장(EVP)은 "이곳 더비 생산 공장은 롤스로이스의 가장 큰 엔진 조립 공장으로 최신식, 최첨단 엔진인 트렌트(Trent)를 설계하고 조립 및 테스트까지 진행하는 곳"이라며 "한국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제조한 '엔진 연소기 케이스'(Combustion Rear Inlet Case), '항공기 엔진 케이스'(Intercase), '내부 구조대'(A-Frame) 등의 핵심 부품들도 이 엔진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버스 A330에 장착되는 트렌트 700엔진, 보잉사 787 드림라이너(Dreamliner)에 들어가는 트렌트 1000엔진은 물론 최신 항공기 에어버스 A330 네오(neo)의 심장과도 같은 트렌트 7000엔진도 함께 조립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 영국 롤스로이스 트렌트 1000엔진을 탑재한 보잉사의 드림라이너 항공기 (롤스로이스 제공/뉴스1)   


롤스로이스에서 구조물-트랜스미션(Structure-Transmission) 사업 총괄부사장을 맡고 있는 노버트 안트(Nobert Arndt)는 "최근 글로벌 항공엔진 업계에서 신흥강자로 도약 중인 대한민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롤스로이스의 미래를 함께할 동반자"라며 "지난해에는 우리 회사의 수백여 파트너사 중 최고 파트너상(Beat Supplier Award)을 수상할 만큼 기술력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로 지난 30년 이상 양사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제조기술 역량에 대한 신뢰의 결과"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84년부터 군수엔진 정비사업 및 창정비 등에서 협업하기 시작해 35년간 사업 확대를 거듭해 왔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롤스로이스사의 최첨단 민항기 엔진인 트렌트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엔진에 장착되는 핵심부품인 케이스류와 모듈 등의 제작을 담당, 사업 규모를 수 억 달러 수준까지 키웠다.

 

▲ 지난 5일(현지시간)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사진 오른쪽)과 앤디 그리즐리(Andy Greasley) 롤스로이스 터빈사업 부문장이영국 더비사업장에서 1조2000억 원 규모의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제공/뉴스1)  

 

◇‘톱5 공급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2조 원 규모 항공기 엔진부품 계약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롤스로이스는 약 10억 달러(1조2천억 원) 규모의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양 사 간 단일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엔진부품은 롤스로이스의 최신식 주력 항공기 엔진인 트렌트 터빈(Turbine)부에 적용되는 핵심부품 10종이다. 한화는 엔진 생산 종료시(LOP:Life Of engine Program)까지 공급하는 조건으로, 우선 오는 2021년부터 2045년까지 25년간 베트남 사업장에서 생산한 부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사장)는 최근 인수한 미국 항공엔진 부품 전문 제작업체 '이닥'(EDAC)사의 사업점검차 미국 코네티컷에서 머물다 이날 계약을 위해 곧바로 영국으로 날아왔다.
신 대표이사는 앤디 그리즐리(Andy Greasley) 롤스로이스 터빈사업 부문장과 이날 더비사업장에서 만나 계약서에 서명했다.


신 대표는 "롤스로이스의 700여 개 부품 공급사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신뢰도나 기술력 등에서 톱5에 들어간다고 자부한다"며 "그동안 주로 엔진 케이스 등을 공급했다면 이제 엔진의 핵심인 터빈 부품 사업에 새롭게 진입,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5년간 롤스로이스, 미국 GE와 P&W 등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들과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에 성공하며 수주 금액만 약 198억 달러(약 23조 원)에 달하는 항공기 엔진 부품 공급권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 대표이사는 "2015년 미국 P&W사와의 계약 관계가 기존 단순 엔진부품 공급 업체에서 RSP(국제공동개발)사업 파트너로 격상된 후 빠르게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RSP는 수십 년 이상 지속적인 매출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엔진부품 전문 제조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 한화에어러소프에스의 항공기 엔진 검수 현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뉴스1)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사업장에 롤스로이스 전용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사업장 내 제2공장을 착공했으며,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아울리 미국 이닥 인수를 통해 제품 설계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능력을 보유, 롤스로이스의 차세대 항공엔진에 대한 부품 공급 능력을 갖추는 등 향후 40년 이상을 책임질 먹거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 2018년 기준 8600대 이상에 엔진을 누적 생산한 한국 유일의 가스터빈 제조기업이다.


신 대표이사는 "최근 항공 여객 수요와 물동량이 증가로 민간 항공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항공기 엔진 부품 시장은 2025년 542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등 연간 6%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롤스로이스와 30년 이상 협력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GE, P&W 등 세계 3대 엔진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엔진시장에서 '탑-티어'(Top-Tier)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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