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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미래 <하>] 해외여행 VR로 떠날까?AR로 떠날까?
기사입력: 2019/09/18 [18:33]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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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산업에 파고든 실감형 콘텐츠
"사라진 유적지 구현하고, 실시간 맛집 예약도 하고"


여행과 여행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는 기존 중개 서비스업 개념에서 IT업으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 변화도 빠르다.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 질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 높은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호캉스, 웰니스 등의 유형이 생겨나고 있다. 전편에 이어 여행의 미래 하편을 게제한다. <편집자 주>

 

▲ 패러글라이딩 (스위스관광청 제공/뉴스1)   


방에 누워 전국 방방곡곡을 갔다가, 전 세계를 일주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최근 여행 산업에서 실감형 콘텐츠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 도입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VR은 사용자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고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인 'HMD'를 착용해 오로지 가상 세계 혹은 360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입힌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이다.


AR은 실제 세계를 증강하는 것을 의미한다. 밖이 보이는 유리형 헤드셋을 사용하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현실을 투영해 그 위에 부가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 세계 열풍을 일으켰던 '포켓몬GO'(Pokemon Go)에 쓰인 기술도 AR이다.


이미 해외 IT 기반의 여행기업들은 이 기술들을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고, 국내서도 차츰 이러한 시도들이 보이고 있다.

 

◇세부에서 스노클링, VR로 먼저 한다


사진이나 홍보 영상만 보고 판단해 호텔이나 여행지를 예약했다가 실제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VR을 이용하면 이러한 낭패를 방지할 수 있다.


유명 호텔 체인들은 발 빠르게 호텔 내부를 VR 영상으로 제작해 홈페이지나 SNS 등에 선보인다. 일반모드로 보면 헤드셋 없이 누구나 스마트폰에서도 360도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로 예비 투숙객들은 보정된 사진이 아닌 실제 내부를 구석구석 보고, 호텔의 전 예약 과정과 모든 시설을 미리 숙지하게 된다.


VR은 여행객이 직관적으로 여행지를 선택할수록 도와주기도 한다. 여행사나 항공사, 관광청 등에선 여행지를 고도로 구현하거나, 실제 모습을 360도로 담은 VR 영상을 내놓고 있다.


최근엔 가이드 투어 등 기능을 추가해 여행 전 챙겨보기 힘든 여행지 관련 배경지식을 소개한다. VR은 여행 소외 계층 혹은 여러 요인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겐 여행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도구로도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호기심은 있지만 물을 무서워하는 이에겐 세부에서 스노클링을,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에겐 인터라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하게 해준다.


시각과 청각 중심으로 발전된 지금까지의 VR 기술에서 더 나아가 후각, 촉각, 미각까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들이 한창이다. 조만간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여행이 구현될 지 모른다.

 

▲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열린 돈의문 IT 건축 개문식에서 스마트폰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복원한 돈의문을 살펴보고 있다(뉴스1 제공)

 

◇돈의문 복원한 AR, 사라진 도시여행도 가능할까


AR은 전시관이나 박물관에선 옛 모습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과거의 사라진 도시나 유적지를 재탄생 시키곤 한다. 머지않아 우주여행도 가능할지 모른다.


최근 일제강점기에 철거됐던 돈의문이 AR 기술로 복원됐다. 일명 '서대문'이라 불리는 돈의문은 1915년 일제강점기에 도시계획의 도로확장을 이유로 철거됐다. 조선시대 한양도성 4대문 가운데 서쪽 큰 문으로,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정동사거리 인근에서 돈의문 AR 체험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과거의 웅장한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중국 바이두의 경우 최근 지도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증강현실(AR)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바이두 지도를 보면서 여행을 할 때 AR 방식을 통해 특정 유적지의 원래 모습을 실제 있는 것 처럼 보여준다.

 

◇길 안내에서 여행의 비서 역할을 하는 AR 지도


여행객이 자신이 방문했던 여행지나 맛집, 호텔을 좌표로 기록하고, 후기를 올릴 수 있는 여행 지도 서비스들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 일부 호텔은 AR앱을 사용해 객실 내 벽면 지도를 구현하거나 호텔 시설 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호스트(집주인)가 게스트(숙박객)에게 메모와 지시 사항을 남길 수 있는 AR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언어 소통의 문제 등 면대면 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한 점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여행의 하나부터 열까지 해결하는 막강한 AR 지도앱이 개발될 지도 모른다. AR 지도에서 주변의 호텔이나 이동 수단, 액티비티를 예약할 수 있는 날은 머지 않았다.


최근 구글(Google)은 사용자의 현 위치와 방위를 읽는 AR 내비게이션 '라이브 뷰' 기능을 추가했다. 실제 환경과 통합해 보다 정확하고 직관적인 길 안내가 가능하다.


스트리트 뷰의 이미지와 카메라에 비치는 화면을 대조해 오차를 최소화하고, 화살표 및 방향 안내서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식당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 현지 추천 메뉴 등을 알려주는 '로컬 가이드' 탭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구현된 '타임라인' 기능까지 적용됐다.


국내에선 보안으로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없지만 해외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같은 IT 기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야만 즐거운 여행을 하는 시대가 온다.

 

◇관광지 안 봐도 돼…‘액티비티하러 간다’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샅샅이 여행해도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 아마도 '구경'하는 여행에 그쳤기 때문이지 않을까.


"모든 감각적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여행은 보는 것(시각)에서 그치지 않고 온몸의 감각으로 느껴야 여행의 기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이렇듯, 오감을 자극하는 '액티비티'가 여행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요리를 배우거나 도보 여행을 하고, 혹은 서핑이나 카약 등 현지 지역의 특색에 맞게 즐기는 모든 '활동'이 액티비티다.

 

▲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변이 서핑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서퍼들로 북적이고 있다. (양양군 제공/뉴스1)  

 

◇프로여행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여행 시장에서 '액티비티'의 성장세가 뜨겁다. 최근 해외 여행 관련 조사 전문 기업인 포커스라이트에 따르면 2020년까지 액티비티 시장이 1083억 달러 (205조8750억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일명 '프로 여행객'에겐 '액티비티'가 여행 계획에서 우선 시 되고 있다.


자유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이 전 세계 12개국 '프로 여행객' 24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목적지에서의 '할 것'이 여행의 최우선 순위었다. 전체 응답자 63%는 비행편과 숙박 시설을 예약하기 전 특정한 '액티비티'에 대한 참석을 먼저 확정한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54%는 벚꽃 구경 같은 계절적인 이슈나, 콘서트 혹은 스포츠 경기 같은 일회성 이벤트를 위해 여행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부분 항공 및 숙박을 먼저 확보한 뒤 현지에서 할 것들을 결정하는 기존의 여행 방식과는 조금 다른 트렌드다.

 

◇모험심 강한 한국인…국내·외서 뜨는 액티비티


"한국인은 모험심이 강하다" 해외 관광청 관계자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인의 액티비티 이용률의 성장세가 꽤 거세다.


최근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스포츠 관련 액티비티 이용 증가율(2019년 5월 기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예약자는 전년 대비 무려 741% 급증했다. 최근엔 '액티비티'만 특화해 판매하는 여행 애플리케이션도 부쩍 늘었다.


에어비앤비에 이어 익스피디아, 트립어드바이저 등 해외 기업과 하나투어, 야놀자 등의 국내 기업들도 '액티비티' 시장에 진출했다. 액티비티 열풍은 국내서도 뜨겁다.


강원도 양양의 서핑과 한강 노을 카약 등으로 국내 액티비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앱인 프립(Frip)의 경우 거래액이 최근 3년 간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 콜로라도 절벽 캠핑 (에어비앤비 제공/뉴스1)   

 

◇더 자극적인 ‘익스트림·어드벤처’ 뜰까?


프로 여행러들이 '이색 여행지' 혹은 '오지'를 찾듯, 액티비티 경험자들은 더 자극적이고 짜릿한 것을 찾는다. 액티비티 업계에 따르면 과거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등산, 테니스, 자전거와 같은 야외활동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골프 등 아웃도어 열풍이 거셌다. '2만 달러(2006년)'에서 12년 만에 '3만 달러 시대'가 도래하면서 최근 익스트림 액티비티가 뜨고 있다.


여기어때의 경우 '익스트림 액티비티' 상품은 500개를 넘어서며, 올해 초 대비 등록 상품수도 50% 급증했다. 주요 상품은 패러글라이딩, 경비행기, 스카이다이빙, 번지점프 등 다양하다. 에어비앤비에는 현지 액티비티 상품을 '모험'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했다.

 

지난달 200종류의 여행으로 구성된 '에어비앤비 어드벤처'를 출시한 것이다. 아프리카 부족 전사들과 사자 추적하기, 아마존 정글 탐험 트래킹, 광활한 미서부에서 카우보이의 삶 체험하기, 요르단의 고대 문명을 만나는 트레킹 등 지역의 특색을 담은 소규모 여행이 눈길을 끈다.


한편 여행어드벤처여행업협회(ATTA)는 2017년 전 세계 어드벤처 여행시장 규모를 2012년 대비 21% 성장한 6830억 달러(USD)로 추산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존 패키지 여행사들도 점차 '경험'을 중시하는 추세에 맞춰 DIY, 맞춤형 등의 여행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관광지를 둘러봤느냐보다 어떤 것을 즐기고 왔는 지가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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