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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미래 <상>] 기차 타듯 비행기 타고…여권도 없어질까
기사입력: 2019/09/17 [18:12]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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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로 탑승 수속 시간 '뚝'
가까운 미래엔 여권 없이 '생체인식'으로


여행과 여행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는 기존 중개 서비스업 개념에서 IT업으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 변화도 빠르다.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 질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 높은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으며, 호캉스, 웰니스 등의 유형이 생겨나고 있다. 여행의 미래를 연속 2회로 게제한다. <편집자 주>

 

"누가 공항에 반나절 전부터 가니?" 몇 년 사이 공항은 확실히 달라졌다. 성수기가 되면 출·귀국 하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것은 변함없지만, 항공사 탑승수속(체크인) 카운터에 꼬불꼬불 이어진 줄은 보기 드물거나 금세 빠진다.


비행기 탑승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 걸린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여객이 공항에 도착해 항공권 발급과 보안 검색, 출국 심사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60분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제1터미널은 출국심사를 마치고 출국장까지 가는데 37분, 제2터미널은 31분 정도 걸린다.


전 세계 공항과 항공업계는 IT 기반의 스마트공항 실현에 나서 수속 절차의 대부분을 자동화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생체정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있어, 수속 시간은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뮌헨 국제공항 (뉴스1 제공)

 

◇면대면보다 더 빠른 화면 서비스


인천공항의 탑승 수속 시간이 단축된 이유는 키오스크(무인 시스템)와 항공사의 웹·모바일 체크인 서비스가 등장한 덕이다. 인천공항엔 자동탑승권발권기인 '셀프 체크인'과 여행가방을 직접 부치는 기기인 '셀프 백 드롭', 자동출입국심사대가 설치돼 있다.


셀프 체크인은 이륙 1시간 전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여권을 기계에 스캔하고, 좌석을 지정하면 탑승권을 바로 발권해준다. 최근엔 셀프 체크인 기기보다 더 빠르게 발권할 수 있는 '웹·모바일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주요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륙 48시간 이전에 체크인할 수 있는 데다, 모바일 탑승권까지 발권돼 더욱 간편한 편이다.


따라서 승객들은 탑승권만 들고 항공사의 '백 드롭'(Bag Drop) 전용 카운터 나 '셀프 백 드롭'(Self Bag Drop)을 이용하면 탑승 수속은 끝난다. 입국장에 들어선 이후도 일사천리다. 공항 보안 및 출입국 심사 게이트에도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승객은 여권, 탑승권 및 지문을 스캔만 하면 된다. 유럽 공항에선 '화상 안내' 서비스를 하는 키오스크도 있다.


뮌헨 국제공항의 경우 실물 크기의 직원과 영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포 게이트(Info Gates)라는 기계가 수십 대 배치돼 있다. 영상이 끊임없고 생생해 바로 앞에서 직원이 응대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배치된 첨단 자율주행·인공지능 안내로봇 ‘에어스타’ (뉴스1 제공)

 

◇공항을 활보하는 로봇들


키오스크만으로도 혁신적이지만, 공항엔 로봇들도 활보한다. 9월 개장을 한 중국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은 벌써부터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점과 '미래 공항'의 기술을 엿볼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시설이 4300대가 넘는 차량을 수용할 공항 주차장이다. 일부 주차를 두 대의 '주차로봇'이 맡는다. 로봇은 고객이 입구에 차를 대면 빈 주차 공간으로 옮겨 놓고,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을 하면 출구까지 차를 가져온다. 주차로봇은 이미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및 리옹공항, 영국 런던 개드윅 공항에 시범적용되고 있다.


도쿄 공항에선 여객들의 시큐리티, 수송, 물류, 번역을 책임지는 로봇이 배치돼 있고, 대만 송산과 도원 공항엔 탑승권을 스캔하면 출발지와 목적지의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로봇이 있다.
인천공항에도 인공지능 안내로봇 '에어스타'(AirStar)가 있다.

 

◇여권 없는 스마트 공항, 현실 되나?


여권 없이 해외를 오가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이달 초에 서울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스마트 공항계획인 '원아이디'(One ID) 계획 가속화가 결의됐다. 원아이디는 생체인식을 통한 개인정보 관리 방식이다.


여권 대신 생체인식 기술을 승객의 탑승절차 전반에 도입해 보안성과 효율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정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만큼 현실화되기까진 항공사와 공항은 물론이고 각국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원아이디 시스템은 아루바국제공항, 하츠필드잭슨애틀랜타국제공항 외 미국 공항 다수, 히스로공항, 시드니공항, 스키폴공항, 창이공항, 두바이국제공항 등의 국내선 탑승수속에 시범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바코드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반 수하물 추적 시스템 전세계 도입 준비 등의 결의안도 통과됐다. 수하물 분실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항공교통시장 조사 기업인 OAG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직은 많은 여행객들이 '면대면' 서비스를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 수하물(54%), 보안(55%), 탑승 수속(65%), 컨시어지(83%), 기내서비스(80%)의 서비스 선호도가 높았다.

 

◇지구와 이웃에 폐 끼치는 관광은 싫어요


"보라카이 여행을 이틀 앞두고 취소 통보받았어요"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여행사로부터 지난 6월 14일 출발하는 보라카이 패키지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보라카이 환경보호 조치에 따라 전세기 부정기편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에 운항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A씨는 "보라카이가 재개장해 한껏 기대에 부풀어 두 달 전 예약했다"며 "이미 회사에 휴가 승인도 받아 놓은 상태"라고 억울해했다. 그는 결국 추가 비용을 들여 다른 항공편을 예약해야 했다.


필리핀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을 외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에 관광객이 몰리는 '과잉관광'으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보라카이 섬을 폐쇄했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은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뜨거운 '키워드'다. 정부는 물론 관광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내놓은 미래 관광의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운송협회(IATA) 서울총회. 왼쪽부터 조원태 회장,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그룹 CEO, 알렉상드르 드 쥐니아크 IATA 사무총장 (뉴스1 제공)  

 

◇유명 관광지가 앓는 병 ‘과잉관광’


보라카이 외에도 전 세계 유명 관광지는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 환경이 훼손되거나, 현지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연간 3천만 명이 찾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과잉관광의 폐해가 커지자, 지역주민들이 대형 크루즈의 입항을 반대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베네치아시는 급히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여행수칙을 위반할 경우 최대 500유로의 벌금을 물린다. 투숙객 한 명당 하루 최대 5유로의 숙박세를 부과하는 정책도 내놨다. 또 사전 예약제도를 통해서 관광객 숫자를 제한할 계획이다. 이밖에 태국의 피피섬,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도 과잉관광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과잉관광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북촌마을과 전주한옥마을 외에 경남 통영, 제주 등이 관광객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시간제로 관광을 허용하는 등의 자구책이 논의되고 있다.

 

◇전 세계 항공사의 성공 전략은 ‘지속 가능성’


지난 5월 방한한 피터 앨버스(Pieter Elbers) KLM네덜란드 항공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속 가능성'이 모든 항공사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략은 이산화탄소(Co2) 및 폐기물 저감을 통해 항공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외 항공사들도 앞다퉈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인 기종을 도입하거나, 기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의 경우 향후 5년 안에 2개의 엔진을 장착한 항공기 40대를 구매한다. 엔진 2개가 장착된 기종은 기존의 엔진 4개를 갖춘 것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델타항공은 기내 어메니티 키트(편의용품 꾸러미) 포장 줄이기 등으로 연간 30만 파운드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였다. 이는 항공기 2대 이상의 무게를 줄인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또 에미레이트항공은 기내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병을 두바이 및 전 세계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하고 있다. 매달 3t(약 15만 개)에 달하는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하게 된 셈이다.


재활용 사업에 눈을 돌린 항공사도 있다. KLM 네덜란드는 네덜란드 신예 디자이너와 합작해 승무원 유니폼과 기내 좌석 커버와 카펫, 고무 타이어, 안전벨트 등을 패션 용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 순천만 흑두루미 (순천시 제공/뉴스1)   

 

◇자연에게 폐끼치지 않을래…‘에코 투어리즘’ 각광


환경 파괴는 최소화하며 현지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보호하자는 여행 방법인 '에코 투어리즘'도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각광받고 있다. 에코투어리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생태계 보호를 체험하는 여행이고, 다른 하나는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여행이다.


하와이의 경우 지난해부터 모든 슈퍼마켓과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다. 여행객들도 렌터카 대신 공유자전거 비키(Biki)를 이용하고, 호텔에선 침대 시트와 수건을 재사용하며 에코투어리즘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그 결과 호놀룰루 길가에서 보였던 쓰레기가 대폭 줄었다.


국내에도 에코투어리즘 관광지가 몇몇 있다. 그중 하나가 순천만이다. 순천만은 지난 2002년부터 훼손된 습지를 복원하면서 흑두루미, 재두루미 230여 종을 비롯해 철새, 식물, 저서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관광 대표 명소로 변모했다. 또한 현재 환경부와 지역자치단체의 관리로 자연 환경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람객을 제한하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겸임 교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은 쉽게 말해 '착한여행', '폐를 끼치지 않는 여행'이라고 보면 된다"며 "예를 들어 지역 주민에게 소득이 돌아가게 하고, 잘 보존된 생태계를 미래세대에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속 가능성 관광'은 학술적으로 1994년부터 시작됐는데, 우리나라에서 각광받게 된 것은 불과 3년 정도"라며 "최근 '공정했으면 좋겠다'는 사회적인 열망과 맞물리면서 떠오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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