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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日관광 폭발…저가항공 역할 컸다
기사입력: 2019/07/29 [18:35]
이현찬 기자 이현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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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는 등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에 국내에서 일본 제품과 일본 여행에 대한 불매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피치항공 체크인 카운터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제공)   

 

LCC 폭풍성장의 덫, 日 노선 과잉 경쟁 '부메랑'…노선 조정 불가피
특가 꼼수·취소 수수료 거의 고객 부담·불공정 약관 '주의해야'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몸집을 급격히 불리며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이미 대형항공사(FSC)를 추월했지만 서비스 품질은 형편없다. 외형성장에 치중해 특가 꼼수, 엔저에 편승한 일본 노선 확대 등에 집중하다 정작 고객 편의라는 공익 기능은 등한시했다.
LCC 산업의 폭풍성장을 노린 투기성 자본이 몰려들고, 이익만을 좇는 투자자들이 공익 가치가 반영된 항공면허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만 보고 있어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편집자 주>

 

"일본 여행 수요가 이미 한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일본 경제보복 이슈가 불을 지핀거죠" (항공업계 관계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그간 '효자 노선'으로 불리던 일본 노선을 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고심에 빠졌다.


엔저 영향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려 왔지만, 최근 줄어드는 수요와 경제보복 이슈까지 겹쳐 향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LCC들은 일본 노선을 감축하는 등 '탈(脫) 일본'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번 현상이 LCC들의 영업방식이 아웃바운드에 과도하게 편향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선 외국인을 국내로 데려오는 '인바운드' 영업이 활성화 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저가항공사들은 내국인을 외국으로 실어 나르는 '아웃바운드' 영업에 치중하며 관광수지 적자를 부추겨 왔다.

 

▲ 한국인 일본 방문자 추이(뉴스1 제공)   

 

◇아베 집권 후 대일 호감도 추락에도 日 관광은 되레 급증


지난 12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12%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때는 41%로 최고치를 찍었으나 2015년 17%로 급격히 떨어졌고, 이번에 수출규제 이슈가 겹쳐 다시 한 번 일본에 대한 호감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방일 한국인 관광객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지난 2011년 165만8073명에서 2015년 400만2095명으로 2.4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753만8952명으로 아베 내각 출범 이전에 비해 4.5배 뛰어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방일 방한 일본인 수(284만8527명)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일 갈등은 아베 집권시기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부터 역사·정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수출규제 전 대일 호감도가 가장 낮았던 2015년은 아베 내각이 역사교과서에 위안부·강제징용 등 서술을 삭제조치하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의 영문 동영상을 배포하던 시기다.


하지만 그해 방일 한국인 수는 전년보다 45.3%(400만2095명) 늘었다. 일본 여행 수요가 한일관계 갈등상황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항공·여행업계에서도 한일관계가 악화될 때에는 오히려 방한 일본인 여행 수요 변화에 민감했고, 방한 일본 여행 수요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 최근 5년간 국내항공사 일본 노선 운항 편수 추이 (뉴스1 제공)   

 

◇“싼 맛에 일본간다”…일본 노선 ‘과당경쟁’으로 판 벌린 LCC


방일 한국인 관광객 급증 배경에는 국내 LCC의 경쟁적인 일본 노선 확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LCC들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효과에 편승해 지방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려 왔다.
비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취항도 자유로워 수요만 뒷받침된다면 수익성을 내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본지역 운항편수는 약 75%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014년 7만799편에 불과했던 일본 지역 운항편수는 2016년 9만1672편으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만3598편에 달했다.
공급석을 경쟁적으로 늘리다보니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항공사들은 특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고객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항공권 가격이 낮아져 "싼 맛에 일본 간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일본 여행 수요 활성화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내 취항지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기존 인기노선을 비롯해 다카마쓰, 시즈오카 등 소도시까지 다양해졌다.
특히 에어서울은 취항 초기 국내선을 포기하고 일본 지선 중심의 소도시 노선을 단독 운항하며 수익을 내왔다.
현재도 전체 18개 노선 중 12개 노선이 일본 노선으로 일본노선의 비중이 60%로 높은 편이다.

 

▲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의 국내선 계류장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 여객기들이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제공)  

 

◇LCC, 일본 비중 낮추고, 아웃바운드 영업 자제해야


하지만 일본의 여행 수요 증가세는 올해 들어 예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엔화가치가 상승한 영향과 동남아 등 대체 여행지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방일 한국인 수는 325만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으로 떠난 한국인 수는 176만420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고, 대만행도 9.8%, 말레이시아행도 11.8% 늘어났다.


여기에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이슈가 겹치며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항공사들도 줄어드는 일본 여행 수요와 수출규제 이슈 장기화에 대비해 앞다퉈 일본 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다. 과거 경쟁적으로 늘렸던 일본 노선 확대가 수익 악화 우려로 돌아온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9월 초부터 부산~오사카, 부산~삿포로 등 2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고, 에어부산은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7월 하순, 8월 중순부터 각각 무안~오이타, 부산~오이타 등 2개 노선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수요를 확보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상품 발굴보다 편한 아웃바운드에 기댄 단순 영업 전략이 빚은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기회에 항공사들이 단기적 수익을 올리기 위한 영업전략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관광 수지나 장기적인 항공업계 발전으로 보면 인바운드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아웃바운드만 경쟁적으로 늘려왔다"며 "이번 기회에 LCC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인바운드 개발쪽으로 영업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1분기 기준 항공사별 지연율 추이(출처=국토교통부/뉴스1 제공)    

 

◇잦은 지연, 특가 꼼수…폭풍성장 저가항공의 배신


지난 2006년 제주항공 취항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 저비용항공사(LCC)는 6곳으로 늘었다. 최근 신규 항공면허를 취득한 3개 업체를 더하면 9곳에 이른다.
그동안 저렴한 요금으로 해외여행의 문턱을 낮춘 LCC들은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확대해 왔다.
항공권 가격 문턱을 낮춰 해외여행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점은 LCC 성장이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했던 항공산업 생태계는 경쟁구도로 전환됐고 운임 인하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덕분에 LCC 산업도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가성비를 선택한 고객 이용이 확대되며 올해 5월 기준 LCC들의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30%에 육박했다.


국내선 점유율은 이미 대형항공사를 추월해 50%를 훌쩍 넘었다. 2013년 15% 안팎에 불과했던 LCC들의 국제선 점유율은 매해 확대됐다. 5월 기준으로 2017년 25.7%, 지난해 28.6%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29.3%까지 늘어났다. 2011년만 해도 국제선 여객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던 대형항공사(FSC)는 10년도 못돼 시장의 20%가량을 LCC들에게 내줬다.


이런 추세라면 1~2년 안에 국제선 부분에서도 LCC가 FSC(대형항공사) 점유율을 추월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LCC 성장세가 무섭다는 의미다.


그런데 서비스 품질 등 내실은 외형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해외여행 문턱을 낮추긴 했으나 특가 항공권 꼼수, 불공정 약관 등으로 소비자 불만은 쏟아졌고 "항공 서비스 품질이 오히려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LCC를 이용한 고객들의 피해구제 접수건수는 매년 늘었다. 최근 3년간 LCC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1146건으로 이중 지난해에만 379건이 몰렸다.
전년 대비 총 접수건수는 25건(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항공사는 진에어(66.6%)와 이스타항공(39%)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구제 건수 역시 국적사 평균치를 상회했다. 지난해 국적사 평균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이용자 100만 명당 5.5명이었지만 에어부산(1.8명)을 제외한 5개 저비용항공사는 모두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같은 소비자 민원 증가는 불공정 약관으로 결항이나 수하물 분실·파손 등에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든 구조적 문제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가 항공권 꼼수도 LCC간 과당경쟁이 빚은 부작용 중 하나다. 언뜻 파격적인 가격으로 여겨지지만 위탁 수하물 운임료를 가격에서 제외하는 눈속임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정상 운임가에는 위탁수하물 운임료가 포함됐으나 특가에는 제외돼 가격이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수하물 위탁수수료와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가격은 대폭 늘어난다.
특히 특가항공권 대부분이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규 노선에서 주로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부분이다.


예약이 많이 되지 않는 노선이나 시간대를 특정해 항공권 가격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불가피하게 항공권을 취소하면 환불 수수료는 거의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환불 수수료 수익이 LCC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는 현상이 발생했다.
진에어의 경우 올해 1분기 항공권 관련 수수료만 7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4억 원) 대비 무려 63.6%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의 원인은 기내 서비스가 아닌 불공정한 취소 수수료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가격 대비 기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아니라 항공권 판매부터 잦은 지연 등 LCC 운영 전체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1분기 기준 국제선 항공 지연율 상위 5개 업체 중 4곳은 LCC가 차지했다.
그중 이스타항공은 6%의 지연율을 보이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지연율인 2.1%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았다.


이 관계자는 "LCC 규모는 커졌지만 관련 인프라 및 서비스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며 "신규 LCC 진입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이런 문제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압박으로, 품질에 대한 투자가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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