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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가 '단디'하면 불모지에 꽃이 핀다
기사입력: 2019/01/06 [18:06]
박도영 기자 박도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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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0 승리로 우승을 차지한 대구 선수들이 조광래 단장을 헹가래치고 있다.   

 

2019년은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로운 획이 그어지는 해
남해에서 체력훈련으로 ACL 우승도전
조광래, 남해초 축구부 버스구입비 500만 원 지원 약속


2018년 한국 축구계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반전', '역전', '반격' 등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해가 시작될 때 분위기는 역대 최악에 가까웠는데 끝날 때 보니 이보다 훈훈했던 적이 있었는가 싶다.
인물적으로도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한 이들이 많다. 선수로 지도자로 또 행정가로, 국내에서 혹은 해외에서 축구팬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던 축구인들이 유난히 넘쳤다. 역시 스포츠의 묘미는, 뻔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불모지에서 꽃이 핀 역사를 이룬 대구FC 조광래 사장을 동계훈련장인 남해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2019년은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로운 획이 그어지는 해다. 사상 최초로 시도민구단 2개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 동시 출전한다.
도민구단 경남FC가 2018년 정규리그 2위 자격으로, 그리고 대구FC가 FA컵 우승이라는 전리품을 들고 아시아 무대에 나선다. 참고로 지금껏 시도민구단이 ACL에 나섰던 역사는 2014년 FA컵 챔피언 성남FC가 유일했다.


의미 있는 이정표에 축구계도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충분히 작은 팀도 큰 팀들을 꺾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ACL에 출전하는 팀들 사이에서 시도민구단이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다. 망신을 당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흥미롭게도 그 노파심은 정규리그를 당당히 2위로 마친 경남으로 더 많이 향하고 있다. 대구FC는, 그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감싼다.
한 축구인은 "경남도 대구도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사실 경남이 더 걱정이다. 말컹도 떠난다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구? 글쎄... 조광래 사장이 워낙 자신 있어한다"고 과학적이지 않은 분석을 내렸다. 뼛속까지 축구인인 조광래 사장은 그런 힘을 지닌 인물이다.

 

▲ 남해 동계훈련장에서 조광래 사장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조광래 사장 언제나 당당한 발언으로 유명

 

당시 조광래 사장은 언제나 당당한 발언으로 유명하다. 자신감이 넘친다. 과거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워낙 이상적인 축구철학을 이야기해 팬들로부터 '만화축구'라는 일종의 비아냥을 들었던 그지만, 당시 대표팀의 플레이가 가장 수준 높았다 이야기하는 이들이 적잖다. 축구협회와의 갈등이 아니었다면 계속해서 팀을 이끌었을 공산도 크다.


그를 향한 신뢰는 말에 그치지 않는 실제 족적들 때문이다. '컴퓨터 링커'로 불렸던 선수 시절 그는 대우 로얄즈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1984, 1987)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2000년 트로피(당시 안양LG)를 들어올렸다.


지난 2014년 9월 당시 2부리그에 있던 대구FC의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한동안 정상과의 연이 있을까 싶었는데 강호 울산현대를 꺾고 FA컵 챔피언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선수斌㉤랗僿旋ㅀ 트리플 크라운이다.

 

◇조 사장 부임 후 대구FC 확실히 달라져

 

그가 부임한 후 대구FC는 확실히 달라졌다. 사실 대구는 야구도시다. 화려한 역사를 많이 만들어낸 삼성 라이온즈의 영향이 워낙 크다.
대구에서 택시를 타고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자하면 고개를 갸웃할 정도다. 2002 월드컵 때문에 스타디움은 지었으나, 이듬해 시민구단 대구FC가 창단됐고, 대구는 여전히 야구의 도시였다.


하지만 조광래 사장이 부임한 뒤 변했다. 2017시즌 대구를 1부리그로 승격시켰고 올해는 FA컵 우승과 정규리그 7위로 안정권에 진입했다는 평이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성적을 낸 게 아니라 싹들을 키워냈다는 게 또 칭찬받을 일이다.


과거 경남FC 감독 시절 '조광래 유치원'이라는 수식을 받았던 그는 대구에서도 유망주 발굴에 공을 들였다. 김대원(21), 정승원(21), 장성원(21), 김우석(22)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모두 FA컵 결승전에 나섰을 정도로 주축으로 성장했다.


너무 휑했던 대구스타디움을 정리하고 축구 전용구장 '포레스트 아레나(가칭)'를 만든 것도 조광래 사장의 빼놓을 수 없는 공적이다. 2019년 시민구단 대구FC는 전용구장에서 ACL 홈 경기를 치른다.
조광래 사장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을 때, 그가 선수들에게 지시하던 '단디해라'가 팬들 사이에 회자된 적이 있다. 경상도 사투리로 '잘해라', '제대로 해라', '똑바로 해라'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본디 사투리란 포괄적인 뜻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언젠가 조광래 사장은 "단디해라는, 기본적으로는 단단히 잘하자는 뜻이지만 그 안에는 자율 속에서 무한책임을 지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 경기장에서 거리낌 없이 뛰되, 대신 그것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한다는 의미"라는 추가 설명을 전했다.


요컨대 조광래 사장이 추구하는 축구철학의 중심에는 '단디해라'가 들어있다. 자신에게도, 구단 직원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같은 요구를 한다.
조 사장은 "남들은 걱정하지만 난 ACL이 기대된다"고 또 자신만만이다. 조광래가 단디하면 불모지에 자꾸 꽃이 피기에, 이번에도 허투루 들리진 않는다.

 

 

▲ 대구FC가 남해 동계훈련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구는 지난 2일 공식 지정병원인 대구 으뜸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국내 전지훈련지인 남해로 출발했다. 메디컬 테스트에는 전지훈련 참가 선수 전원이 참여했다. 조현우 등 국가대표팀에 소집됐거나 재활 중인 선수들은 제외됐다.


남해에서는 13일까지 기초체력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고, 전술훈련과 함께 기존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 간 조직력 강화 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대구FC는 이후 16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중국 쿤밍, 상하이에서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상하이에서 현지 팀들과 연습경기를 가지며 ACL우승을 향한 마지막 점검에 나서 눈길을 끈다.

 

◇남해초등학교 축구부 버스 구입비 500만 원 지원

 

공휴일에도 불구하고 남해를 찾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운동장을 찾은 장충남 남해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남해초등학교 축구부 버스를 구입하는데 애로사항을 청취한 조광래 사장은 선뜻 5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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