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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오염 심각…생태계 위협
기사입력: 2018/11/29 [18:54]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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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00만 t 바다 유입…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
먹이사슬에 따라 인간 체내 유입되면 치명적 손상


최근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의 뱃속에서 500㎖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아귀는 위도에서 영광 쪽으로 50㎞ 떨어진 해역에서 꽃게잡이를 하던 어부의 그물에 걸렸다고 한다.


생수병은 위산에 녹지 않아 온전한 모습 그대로 내장을 채우고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이 일대 바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물고기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게 어민들 증언이다. 아귀·물메기 등 큰 생선의 내장에서 플라스틱 조각·비닐·플라스틱 펜이 자주 나온다니 예사롭지 않다. 이제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우리 식탁에 돌아오는 '플라스틱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전북 연근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 연근해 환경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제·마산 해역 어류에는 마리 당 1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었다.

 

▲ 지난 19일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어민 황모(48) 씨가 잡은 아귀의 뱃속에서 500㎖ 페트병이 나왔다.(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뉴스1)   

 

◇거제·마산 어류, 미세플라스틱 농도 마리 당 1개 넘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해양 미세플라스틱 환경위해성 연구 중간보고 자료에 따르면 동·서·남해 20개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평균농도는 2776개/㎡, 동·서·남해 해수표면 10개 해역의 해수표면 미세플라스틱 평균농도는 2.4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 9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국 20개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분포 현황 중 부안 모항리가 1만4562개/㎡으로 가장 높았고, 거제 흥남이 7333개/㎡, 안산 방아머리가 5929개/㎡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남·서, 동해 연안 10개 주요해역 표층수의 부유 미세플라스틱의 오염 정도를 조사한 결과, 울산연안이 평균 4.73개/㎥으로 가장 높았고, 거제 동부연안 4.22개/㎥, 영일만 4.54/㎥ 순이었다.


거제·마산 해역에 서식하는 어류의 소화관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농도는 마리 당 1.54개로 조사됐다. 조사는 2017년 2월부터 4월까지 2달 동안 진행됐으며, 멸치(1.04), 청어(1.20), 도다리(1.33), 노래미(1.33), 아귀(2.17), 대구(2.40) 순이었다.


이제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우리 식탁에 돌아오는 '플라스틱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죽은 고래의 위 안에서 플라스틱과 비닐봉지, 실뭉치 등 6㎏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와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 죽은 고래의 위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WWF 트위터 갈무리/뉴스1 제공)   

 

◇기적의 신소재 플라스틱, 편리한 대신 재앙으로


플라스틱은 한때 기적의 신소재로 불렸다. 가벼운데다 변형이 자유로워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플라스틱은 편리한 대신 재앙이 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83억 t이 넘는다. 그 중 한국에서 사용되는 포장재는 연간 일회용컵 257억 개, 일회용 세탁비닐 4억 장, 일회용 비닐봉지 211억 장, 일회용 빨대 100억 개에 이른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중 9%만이 재활용된다는 점이다. 79%는 땅속에 매립되거나 해양으로 흘러가는 등 자연계로 배출된다. 생산하는데 5초, 사용하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는 플라스틱은 버려진 뒤 분해되는데 5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또한 일회용 비닐봉지 1장이 175만 개의 지름 5㎜ 미만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생물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매년 800만 t이 바다로 흘러가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진 뒤 플랑크톤이나 해양생물의 몸속에 들어간다.


먹이사슬에 따라 결국 사람 몸에 쌓이는 플라스틱. 한때는 편하고 가성비 좋은 소재로 각광받았지만 현재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


그래서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유엔은 '플라스틱 오염을 몰아내자'를 올해의 주제로 설정할 정도였다. 이대로 가다간 2050년에는 바다에 어류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 재활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분류하는 모습 (뉴스1 제공)     

 

◇연안의 특성상 다양한 수산물 양식 오염 우려

 

1차 미세플라스틱과 달리 2차 미세플라스틱은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외선이나 파도, 조류(潮流) 등에 의해 생겨나기 때문에 규제만으로 관리될 수 없다.


현재 바다에 최대 약 50조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오염수준은 다른 나라들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서해와 남해 연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데, 연안의 특성상 다양한 수산물이 양식되고 있는 만큼 우려되는 바가 크다.


이뿐 아니라, 수돗물과 생수에서도 리터당 수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비록 검출 수준은 낮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마시고 사용하는 물에서 검출됐다는 점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한다.


그 밖에 천일염, 맥주, 꿀, 설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우리는 다양한 경로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재활용선별장에서 작업자들이 쓰레기를 손으로 선별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우리나라 프라스틱 소비량 세계에서 가장 높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6년 98.2㎏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비닐 사용량도 2015년 1인당 420개로 압도적이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플라스틱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카페,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등에서는 수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컵이 배출되고 대형마트 비닐봉지, 음료수 페트병, 배달이나 주문용 음식포장용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버려지면 살상무기나 다름없다. 위험성이 미세먼지 못지않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 크기로, 페트병이나 스티로폼 등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 생기는 것이다. 체내에 유입되면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온다.


이러한 플라스틱의 역습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20%에 그치는 재활용률을 높이고 플라스틱류의 생산과잉, 과포장, 과소비 등 플라스틱에 중독된 우리 사회와 생활을 다시 점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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