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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토종 여행사…폐업에 인원감축까지 '휘청'
기사입력: 2018/11/06 [19:03]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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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여행객들이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제공)

 

40년 운영된 탑항공 등 잇따른 여행사 폐업
해외여행객 수 증가했지만 여행사 이용 줄어


올해 해외출국자 수는 사상 최고치인 3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산업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국내 토종 여행사들이 변화하는 여행시장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업까지 이르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이 패키지여행을 주도하고 있지만 개별 여행시장에서는 외국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경남지역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개별여행의 두축인 항공권과 숙박예약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대책이 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내여행 트랜드 변화에 적응치 못한 원인이다.


세종대 관광연구소가 최근 상반기 해외여행자 2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외국 온라인 여행사의 항공권 예약점유율은 27.2%로 19%인 국내 여행사를 앞섰다. 숙박예약 점유율은 69.5%로 국내 여행사를 완전히 압도했다.


더구나 지방 여행사의 단체여행 상품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6일 부산시 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여행사의 폐업이나 대표 잠적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부산에서만 매년 1~2건씩 발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피해 사례를 보면 주로 여행사 대표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경우가 잦다. 이처럼 지방 중소 여행사들에 의한 피해사례도 여행사들의 신뢰를 상실시키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여행사 카운터 (뉴스1 제공)

 

◇국내 여행사 초저가 여행 상품 등으로 신뢰도·선호도 상실

 

패키지보다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이전부터 꾸준히 강해져왔다. 또 가격 경쟁으로 인한 질 낮은 덤핑(초저가 여행) 상품 등으로 소비자에 신뢰도와 선호도를 상실하고 있다. 후자가 좀 더 여행업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여행전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개월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 59.3%가 여행사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채 개별로 떠났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나 상승했다.


기존 초저가 상품 등을 둘러싼 국내여행사 신뢰도 상실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원인으로 경남을 비롯 전국적으로 국내 토종 여행사들이 영업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


관광업계에선 개별 여행객 증가와 해외 온라인 여행사(OTA)의 국내진출 등 여행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여행사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들이 개별 자유여행객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여행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막강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앞세운 외국계 여행사들이 숙박에 이어 항공에서도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갈 태세지만 국내 여행사들이 뾰족이 대응할 방법도 없어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36년 역사의 탑항공이 지난달 초 몰락하자 여행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중소여행사 두 곳이 연달아 폐업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여행사 도산이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업계 1위 하나투어의 경우 오는 12월까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


지난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올해 서울 지방자치단체에 여행업으로 등록된 여행사 가운데 폐업한 곳은 무려 248곳이나 된다. 전국으로 보면 그 배가 될 것이다.


한 중소형 여행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올해 말, 내년 초 여행사들의 폐업 도미노를 점치고 있다"며 "실체가 없는 소문일 수 있지만, 해당 여행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퇴사도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향후 이용의향 여행사 Top5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 및 컨슈머 인사이트 제공/뉴스1) 

 

◇연이은 폐업에 인원 감축까지

 

이달 초 폐업한 탑항공은 1982년 창업해 2천년대 중반까지 전국에 150개 이상의 지점을 두는 등 전성기를 누렸던 여행사다.


하지만 항공사가 항공권 판매대행업체에 제공하는 커미션(수수료)을 없앤 2010년대부터 경영이 악화됐다.


지난 9월엔 해외 패키지를 주로 판매해온 국내 종합여행사인 e온누리여행사와 더좋은여행이 잇따라 폐업 및 파산을 신청했다. 문을 닫기 직전까지 홈쇼핑 판매를 진행했으나,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예약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을 닫은 이들 여행사는 기획여행보증보험, 영업보증보험 등에 가입한 상태여서 피해 접수는 한국여행업협회(KATA)에서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의 경우 피해 금액이 보험금액을 웃돌 수 있다고 예상한다.


코스닥에 상장된 여행사도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레드캡투어는 패키지 사업부를 축소하고 기존 법인 고객으로 운영되는 법인영업과 MICE 팀을 집중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일부 직원에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지난 9월 NHN엔터테인먼트로 인수된 여행박사도 고용 승계 문제가 대두되면서 조직 축소를 추진하기 위해 최대 5%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해외여행객은 느는데 여행사 이용객은 감소

 

여행사의 위기는 각종 관광 통계 수치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매년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수는 늘어나는 한편, 여행사를 이용해 해외를 떠나려는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7월 한달간 해외여행객 수는 249만529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가 증가했다. 반면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공개한 여행사를 통한 내국인 송출 인원은 153만6240명으로 3.7%가 감소했다.


여행 성수기로 꼽는 7월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해외여행객수와 해외여행 상품 이용객 수를 비교하면 반비례 현상이 보였다.


여행사 이용률 하락세는 국내 1위 여행사로 알려진 하나투어에도 나타났다. 최근 여행 전문 조사 기관이 상위 5개 여행사 이용 의향을 묻는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나투어 선호율이 지난 5분기에 걸쳐 32%에서 26%로 하락했다.


실제로 하나투어가 발표한 9월 항공권을 제외한 해외여행 상품 판매 수를 보면 24만200여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0% 감소했다.


하나투어는 이러한 연이은 하락세로 오는 12월까지 비용 절감을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지난 3분기부터 영업비와 홍보 마케팅 비용을 50% 감축했다. 앞서 하나투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주 4일 근무, 월급 80% 지급, 무급휴직 실시 등 비상경영을 진행한 바 있다.


다른 여행사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모두투어 비롯한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인터파크투어는 ±1%p 범위의 미세한 변화만이 있었다.


최창우 한국여행업협회(KATA) 부장은 "앞으로 여행업이 밝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최근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가 해외 온라인여행사(OTA)의 진출, 자유여행 선호도 증가로 인해 여행사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상황 전반에 대한 진단과 대응책 마련이 절박해지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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