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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고금담리(古今談理) (74) : 꿈의 실현, 땀에 답 있다
기사입력: 2018/09/09 [11:04]
한상덕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한상덕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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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1990년에 만나 결혼했으니 삼십년 가까운 반려자다. 내가 보기엔 그리 뚱뚱해 보이지 않는데, 아내 스스로는 너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하나 있다. "살 빼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고 보기에 괜찮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결혼생활 삼십년 중 이십년은 매일 똑같은 소리를 듣고 산 것 같다. 엊저녁에도 배가 덩실하게 식사를 하고 난 다음 수저를 놓으면서 하는 말, "오늘 저녁은 굶으려고 했는데…" 혹 내 귀에 못이 하나 박혀 있다면, 아마도 이 소리 땜에 박힌 못일 것이다.


 아내는 다이어트를 입으로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지극정성이다. 그러나 아무런 변화가 없다. 입으로만 하기 때문이다. 몸매 때문에 그리 스트레스가 된다면 요가라도 배워 관리를 좀 하라고 강권했더니, 어느 날 결심이 섰는지 평생학습 요가반에 등록을 했다. 이제는 아내가 뜻을 이루겠구나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런 기대는 접기로 했다. 등록 후의 모습을 보고 내린 판단이다. 일주일에 두 차례 총 4시간. 교육장에서만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는 매트와 봉을 벽에 걸어놓고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운동을 위한 실내 자전거가 있다. 이 외에도 이름 모를 운동기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전거는 옷걸이가 된 지 오래고, 다른 기구들도 천덕꾸러기처럼 구석구석을 뒹굴고 있다. 내가 노래한다. "여보, 다이어트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땀으로 하는 거라오. 살을 빼야 된다고 말을 말든지, 말을 했으면 땀이 나도록 운동을 좀 하든지…" 이 말에 욱하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하루는 보란 듯 매트를 편 다음 배 밑에 봉을 깔고 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잠깐만에 몸무게 수십 킬로를 빼려고 그랬는지는 몰라도, 너무 과도하게 봉을 굴리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버렸다. 이것으로 아내의 대찬 요가 다이어트 프로젝트는 끝나고 말았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산다. 대부분 이루고자 하는 갖가지 소망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소망은 아무렇게나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간절함이 있어야 하고 그 간절함은 피와 땀으로 증명이 돼야 한다. 꿈의 실현은 때로 독종과 같은 결심과 실천을 요구한다. 달콤한 행복과 의미 있는 큰일은 보통 이런 과정을 통해 얻어진다. 쉽게 그리고 아무렇게나 얻어낸 결과는 우리에게 별다른 성취감을 주지 못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 내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로 결정된다. 염원하는 꿈이 있다면 치열하게 오늘 하루를 살아야 하고, 남들보다 능력이 좀 부족하다 판단되면 반드시 '기백(己百)' '기천(己千)'의 정신으로 실천을 해야 한다. 그래야 꿈을 이룰 수가 있다.


 '기백(己百)'은 남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백 번이라도 노력해야 하고, '기천(己千)'은 남이 열 번에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천 번이라도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용(中庸)≫에서 강조하고 있는 정신이다. 꿈을 가진 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와 실천을 말해준다. 결론은 명료하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운동으로 땀을 흘려야 한다.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려면 무더운 여름도 이겨내야 하고 쉴 새 없이 유혹하는 스마트폰 메시지음도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요 며칠, '방탄소년단'의 쾌거에 세상이 뜨겁다. '빌보드 200'에서의 1위. 그것도 올해 발매한 앨범 둘이 다 1위에 올랐단다. '방탄소년단'이란 이름에서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룹명에서의 의미는 확장돼 있다. 10대로부터 20대들이 사회적으로 받고 있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 그렇다. 세상엔 입으로, 그리고 구호로만 이뤄낼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꿈의 실현 뒤에는 땀이 있다. 오늘도 피땀 흘리며 내일을 준비하는 모든 인생에게 축배를 드린다. 건배!

한상덕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한상덕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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