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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단상(斷想)> 농산물 가격은 물가상승의 주범인가
기사입력: 2018/07/09 [11:33]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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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라서 시장 보기가 겁나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언론에 나오는 소비자의 반응이다. 지난 4월은 '금감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자가격이 상승세에 있었다. 감자뿐만 아니라 일부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을 때에는 소비자의 볼멘소리가 자동 반사적으로 따라 나온다. 농산물이 풍작으로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는 정도이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은 대부분 부분적이며, 농산물 가격 전체적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양파가격은 가락동도매시장 기준으로 볼 때, 6월 현재 평년대비 29% 하락했으며, 청양고추는 16% 하락했다. 비록 감자의 4월 평균가격이 20kg 박스당 10만 원을 넘었지만, 5월 전북지역의 시설봄감자 출하로 5만 원대로 떨어졌고, 6월 노지 봄 감자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2만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가격의 등락 폭이 심한 것은 농산물 재배의 특성에 그 원인이 있다. 농산물은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 바로 공급량을 증가시킬 수가 없다. 농산물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이 걸리고, 기상환경 등 자연환경에 의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아쉬움이 있다. 통계청은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1965년부터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전국 가구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이는 기준시점인 2015년을 100으로 보고 연도별 물가지수를 산정해,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몇%가 오르거나 내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농산물은 그 재배 특성상 어느 특정 시점과 대비해 가격의 등락을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년도의 특정 농산물이 풍작으로 가격이 하락했다면, 올해의 가격은 전년도의 하락한 가격과 비교해 올해 몇%가 상승했다고 하고, 올해의 4월과 5월의 감자처럼 가격이 상승한 시기와 비교하는 내년도의 물가지수는 하락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농업통계를 사용할 때, 조금 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연도 보다는 평년(최고와 최저를 제외한 평균)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측정하는 품목은 460개의 대표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농산물은 쌀, 감, 양파, 감자 등 53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이고, 농산물만으로는 4.2%에 불과하다. 이는 전세와 월세 비중이 9.3%, 전화 관련 비중이 5.5%에 상당하는 것에 비하면, 농산물 전체 53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낮은 편이다. 즉, 가정의 월 소비지출이 100만 원일 경우, 농산물이 4만2천 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농산물 가격이 마치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농산물은 공산품에 비해 구입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매일 먹는 농산물은 가격이 조금만 상승해도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충격이 큰 법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관습에 젖어 있는 문화권은 그 관습이 표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들도 저렴한 농산물 가격에 익숙해져 있어서 농산물 가격은 당연하게 낮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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