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해설 > 칼 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여론/해설
칼 럼
<농정단상(斷想)> 농산물 가격변동과 공존의 지혜
기사입력: 2018/06/12 [10:53]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라는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한자어가 있다. 이는 맹자의 '한서'에 나오는 말로 백성이 배가 고프면 아무리 강력한 제왕이라도 따르지 않고 난을 일으키기 때문에 백성을 다스림에 있어 식량 공급이 우선순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 와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저개발 국가를 제외하고는 식량은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 과잉에 의한 농산물 가격하락이 문제이다. 2018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나라는 풋고추 생산 과잉에 의한 가격하락을 경험했고, 최근에는 양파 생산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생산 과잉에 따라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농산물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르면 곧바로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 공급 원리가 작동하는 상품은 '탄력적'이라고 부르지만, 가격이 올라도 수요나 공급이 쉽게 변하지 않는 상품은 '비탄력적'이라고 한다. 농산물은 가격이 오른다고 하루 세끼 먹던 식사를 줄일 수 없고, 추가적인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작물은 생육 기간이 필요해 즉각적으로 공급량을 늘릴 수도 없다.


 이처럼 비탄력적인 농산물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매우 가파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킹(1648~1712)은 곡물 공급과 가격 관계를 관찰해, 곡물 공급이 수요보다 10% 부족하면 가격은 30%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농산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농산물가격은 산술급수적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는 '킹의 법칙'으로 일반화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감자가격은 76.9%가 상승했으며, 이는 겨울철 한파와 파종기 때 기상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지난 3월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생종 양파 생산량이 평년(14만6천 톤)보다 33.2% 증가한 19만5천 톤이 생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3월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양파가격은 평년가격보다 39.9%나 하락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에 비해 28.2%나 하락한 가격으로 농산물 가격이 생산량 변화와 출하량 조정에 따라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후 정부에서는 조생종 양파 주산지인 제주와 전남지역에서 1만9천 톤을 산지에서 폐기했고, 자율적 수급조절을 병행했다. 그 결과 4월의 양파가격은 평년대비 26% 낮은 가격이었지만, 3월 가격에 비해 5.7% 상승했다.


 양파뿐만 아니라 마늘, 감자, 토마토, 단감 등 모든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농산물의 생육은 기상변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농산물을 외면할 수도 없다. 농산물 생산이 흉작이 돼 가격이 오르면 농가는 이익이지만, 소비자는 힘들어한다. 반대로 농산물 풍작이 돼 가격이 하락하면 농가는 손해를 보지만, 소비자의 편익은 증가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농업인이 없으면 소비자가 살 수 없고, 소비자는 농업인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이처럼 농업인과 소비자는 공생관계에 있다. 우리 모두가 공존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