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스포츠
무기 바꾼 손흥민, 월드컵서 극적반전 이뤄낼까?
두 번째 도전하는 월드컵…한 발 더 뛰어야 이길 수 있다 각오
기사입력: 2018/05/16 [16:07]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  손흥민의 커리어 두 번째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4년 전 당당했던 그는 지금 두려움을 말하고 있다. (뉴스1 제공)

 

한국 축구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 월드컵까지 4회 연속 본선에 참가해 한국이 치른 16경기에 빠지지 않고 출전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다.


시간으로 따지면 총 1409분으로, 박지성(14경기·1268분)과 이영표(12경기·1113분)을 앞선다.


누구보다 월드컵을 잘 알고 많이 경험한 홍 전무에게 가장 긴장됐던 무대는 언제였을까. 그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월드컵을 여러 번 출전했지만 2002년만큼 떨렸던 적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두려움이 들었을 정도"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또다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강했다.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속내를 전했다.


누구보다 강심장일 줄 알았던 포커페이스 홍명보도 매번 떨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자주 경험한다고 긴장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현실직시가 있었기에 2002년의 환희가 가능했을지 모른다. 한국축구의 수준을 인정하고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무게감을 제대로 아는 선수만이 겸손하게 도전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손흥민이 말한 '두려움'은 오히려 반갑다.


2017-2018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손흥민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조심스럽고 걱정스럽다."며 두려움을 이야기했다.


손흥민에게 러시아는 커리어 두 번째 월드컵이다.


4년 전 그는 막내급(22세) 나이로 형들과 함께 브라질 월드컵에 도전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당시 대표팀은 1무 2패로 최악의 성적을 냈고, 손흥민는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2-4 패)에서 1골을 넣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2013년)으로 이적하고 조금씩 분데스리가에서도 입지를 넓혀가는 와중 자신감 넘치게 도전했던 월드컵이었는데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인 손흥민은 대회 마지막 경기 후 펑펑 울었다.


당시를 떠올린 손흥민은 "첫 월드컵 때는 기대와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심스럽고 걱정스럽다. 한국이 약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월드컵을 한 번 경험해본 결과, 자신감만으로는 성공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잘 준비해야 한다. 나부터 명심하겠지만 많은 선수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차가운 각오를 전했다.


스스로를 향해 "그때는 어린 나이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험이 쌓였다."던 그는 "실력이 안 좋으면, 한 발 더 뛰어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수준과 비교하면)기량 차이는 있다. 하지만 멘탈, 피지컬로 메울 수 있다. 12명이 경기하듯 뛰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진짜 '원팀'이 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구보다 통통 튀는 손흥민의 월드컵 출사표는 시종일관 겸손했다. '치기'만으로 넘어설 수 있는 벽이 아님을 경험으로 체득했고 그렇게 얻은 소중한 생채기와 함께 이제 겸손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은 "어쩌면 망신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많은 창피를 당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뒤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해 조별리그만 통과(16강 진출)해도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대한 꿈이 간절하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끝까지 자세를 낮췄다.


자신감이라는 무기를 내려두고 두려움과 겸손함을 대신 장착한 손흥민. 현실을 정확히 보고 있는 에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