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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잊을 수 없는 내 고향 까꼬실, 실향민들 위로는 누가?
기사입력: 2018/04/05 [18:20]
구정욱 기자 구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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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기민 진주 귀곡실향민회 회장    

 

 

진주 남강댐 건설 50년, 귀곡 실향민 상처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
“특별법 제정해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 이뤄져야” 목소리 대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경우 우리는 그를 ‘의인(義人)’이라 일컫고 사회에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하려고 노력한다. 천년고도(千年古都)로 이름이 높은 서부경남의 중심도시인 진주시는 남강이라는 젖줄기가 유유히 흐르며 그 속에서 수많은 삶의 궤적들이 역사를 이뤄냈고 문화의 꽃을 찬란하게 피워냈다.

이런 가운데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식수원 역할을 하는 진양호에는 차마 가슴이 아려 말 못할 애달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바로 ‘까꼬실’이라 불리는 귀곡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마침 오는 7일 귀곡마을 실향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남강댐 수몰민 반세기 위안잔치’를 진주 평거둔치 야외무대서 수몰 마을주민들과 가족들을 모시고 의미 있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진주시민과 경남도민들을 위해 수백년간 이어져 온 삶의 터전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슬픈 사연을 듣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남강댐 수몰민 반세기 위안 잔치의 ‘가슴시린’ 사연

 

귀곡실향민회 정기민 회장과 귀곡초등학교 총동창회 옥정우 회장이 남강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마을 주민 및 가족들을 초대해 수몰민 반세기 위안잔치를 가지는 초대장의 내용은 이를 읽어보는 사람들의 눈에 이슬이 맺히기에 충분하다.

 

초대장에서 실향민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인 남강댐 건설로 댐 하류지역은 일년에도 몇차례씩 겪어야만 했던 홍수 피해로부터 해방됨은 물론 옥토로, 공단으로, 도심 시가지로 눈부시게 발전했고, 전력의 수급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우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잃고 본의 아니게 이주해야 했으며, (전체를 위한) 값진 희생을 치르면서도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조상대대로 정들었던 고향땅을 등지고 뿔뿔이 흩어진지 어언 반세기가 흘러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꿈에도 못 잊어 그립던 고향과 정든 일가친척, 친구들이 이제는 하나 둘 세상을 등지며 유명을 달리했고, 남은 2,3세대들이 고향을 떠난지 반세기를 맞이하는 해를 맞아 남강댐 전역의 수몰민들을 초청해 애닯고 쓰라린 마음을 함께 위안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 진주남강 물박물관에서 열린 귀곡초등학교 동창회    

 

◇남강 하류의 잦은 범람과 남강댐 건설 그리고 ‘실향’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진주시 대평면 아래서 경호강과 합류하는 남강은 그 유량이 평상시에는 본류인 낙동강 전체의 27%이지만, 홍수시에는 42%에 달해 삼랑진 일대와 진주를 포함한 남강 유역의 홍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남강 다목적댐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사업으로 착공돼 1969년에 준공됐으며, 이로써 홍수 시에도 진주시가지의 안전이 보장되고 남강 하류의 범람원이 농경지로 추가 확보됐다. 하지만 까꼬실이라 불리는 귀곡마을 전체가 수몰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비극도 함께 일어나 진주시민들의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게 됐다. 이후 1980년대 말에 이르러서 토지 이용의 증가와 인구의 도시집중화 등에 따른 각종 용수 수요의 증가와 기존 댐의 안전 면에서 기능 증대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남강댐 하류에 보강 댐도 들어섰다.

 

◇삶의 터전 빼앗긴 귀곡마을 주민들의 한 맺힌 ‘남강댐’

 

1969년에 완공된 남강댐의 한복판에 위치한 귀곡마을은 댐공사로 인해 당시 257가구 마을 전체기 수몰된 첫번째 희생지역이다. 하지만 당시 시대적 분위기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제3공화국 시절로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런 시절이었던 만큼 지금의 상황과 달리 아무런 하소연도 못해보고 국가가 정한 헐값의 보상만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정든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97년 2차 숭상공사가 완공되면서 귀곡학교도 같은 해 제46회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됐으며, 구석구석 남아 살던 잔여 고향주민들마저도 모두 쫓겨나고야 만 것이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진주시와 수자원공사에 배가 낡았으니 배를 다시 건조해달라거나 마을안 통행로가 다시 물밑에 들어갔으니 일주도로를 만들어 달라고 애걸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다했지만 오히려 노골적인 강제이주를 획책했다는 것이 실향민들의 전언이다.

 

이후 2001년 9월 1일 귀곡실향민회가 조직되고, 고 정출근 씨가 초대회장에 선출돼 당시 6개항의 숙원과제를 투쟁에 가까운 활동으로 일부 결실을 보게 된 것이 2002년 새 도선 가곡호 건조, 2003년 실향민회관 개관, 망향비 건립과 제1회 귀곡실향민회 행사 등이다.

 

 

▲ 최근 촬영된 진양호에 수몰된 귀곡마을 항공사진    

 

◇실향 세월 어언 반세기, 상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지난해 3월에 귀곡실향민회 제4대 회장으로 취임한 현 정기민 회장은 귀곡초총동창회, 까꼬실산악회, 귀곡도선위원회, 실향민회관관리위원회를 두며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함과 동시에 지난해 11월 ‘귀곡실향민 가족큰잔치’에 이어 오는 4월 7일에 ‘남강댐 수몰민 반세기 위안잔치’를 통해 꺼져가는 ‘까꼬실의 정신’을 되살려 그 자긍심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계승시키고 ‘언젠가는 내 차를 타고 고향땅을 찾아가겠다’는 소망과 꿈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남강댐보다 준공이 16년이 늦은 충주댐의 경우 충주와 제천, 단양 각각에 수몰민회관을 많은 예산을 들여 건립하고 수몰역사지 편찬이나 망향동산 건립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반면 남강댐 수몰지구의 대표적 희생자들인 귀곡마을 주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그 지원과 보상이 미미하다고 평가되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마을 전체가 송두리째 수장된 귀곡마을의 경우 지방행정기관이나 수자원공사 등에서 마을이 없고,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구실로 그간의 각종 지원에서 소외시켜왔고 푸대접해 왔다는 실향민들의 주장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회 입법 통한 특별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 이뤄져야”

 

지역 일각에서는 고향을 타의에 의해 강제적으로 떠나게 된 것도 억울한 상황인데 남강댐 건설로 인한 유·무형의 직·간접적 이익은 다른 지역민들이 거의 독식하다시피하는 것은 ‘우리의 이웃을 희생시켜 잘 먹고 잘 산다’는 인간의 도리에 어긋나는 ‘만행 아닌 만행’에 다름 아니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름 장마철 비가 오면 학교 수업중이라도 벼가 쓰러져 부모님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증언하는 대곡면에 살았다는 한 진주시민은 “결국 전체를 위해 희생된 귀곡마을 주민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살려고 남을 희생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지만 도시계획이라는 큰 밑그림 속에서 희생된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시민 이모(49) 씨도 “국회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귀곡마을 주민들의 ‘특별한 희생’에 대해 많이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마음 한 켠이 편할 것 같다”면서 “일제강점기 강제노역피해자나 위안부피해자 못지않게 우리 주변의 억울한 이웃들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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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민 18/04/06 [10:21] 수정 삭제  
  50년 세월, 물에 잠겨버린 고향을 잊지못하는 우리 이웃을 생각하니 한 편의 슬픈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진주시민들이 힘을 모아 이들의 아픔을 함께 위로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힘내세요! 귀곡마을 실향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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